박성현(왼쪽)이 18일 두산 매치플레이 조 추첨에서 박주영을 32강 상대로 뽑고 있다. /사진제공=KLPGA
이제 국내 골프팬들에게도 매치플레이는 낯설지 않은 경기 방식이다. 지난해 세계연합과 미국팀 간의 남자프로골프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이 국내에서 열렸고 여자프로골퍼들이 일본에서 치른 4개 투어 대항전 더퀸즈도 화제였다. 모두 매치플레이 방식의 대회였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유일한 매치플레이 대회인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6억원·우승상금 1억2,000만원)이 19일부터 나흘간 강원 춘천의 라데나GC(파72·6,323야드)에서 펼쳐진다.
1대1 맞대결인 매치플레이는 홀마다 승패가 갈린다. 이긴 홀 수가 많은 쪽이 그 매치의 승자다. 3~4라운드로 진행되는 스트로크플레이는 삐끗해도 만회할 기회가 비교적 충분하지만 두산 매치플레이는 한 번 지면 바로 탈락이다. 지난 시즌과 올 시즌 상금랭킹 등을 기준으로 64명만 출전하는데 강자들의 첫판(64강) 탈락도 그동안 여러 번 있었다. 지난해는 1번 시드 허윤경이 1회전 탈락했다.
1대1 승부이다 보니 가장 필요한 덕목은 배짱이다. 상대 선수의 숨소리까지 거슬리는 신경전 속에서도 자신의 게임을 밀어붙일 수 있는 뚝심이 요구된다. 역대 우승자인 김보경(2008년), 유소연(2009년), 이정민(2010년), 양수진(2011년), 김자영(2012년), 장하나(2013년), 윤슬아(2014년), 전인지(2015년)를 봐도 알 수 있다. 이들 가운데 윤슬아·이정민·김보경·김자영·양수진이 올해 대회에도 나왔다. 이 대회 첫 2승 기록을 쓸 후보들이다.
새 매치퀸 후보 중에서는 박성현(23·넵스)과 장수연(22·롯데)이 단연 돋보인다. 시즌 3승, 2승으로 상금랭킹 1·2위를 달리는 ‘대세’들이다. 박성현이 일단 내지르고 보는 ‘장타여왕’이라면 장수연은 최종 라운드에 특히 강한 승부사다. 2승이 다 역전승인데 두 번 다 마지막 날 코스 레코드를 세웠다.
박성현은 “매치플레이는 홀마다 승패가 갈리기 때문에 실수하더라도 다음 홀에 영향이 없다. 바로 잊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며 “지난해부터 매치플레이에서 우승하고 싶다는 얘기를 정말 많이 했다. 우승을 목표로 잡았다”고 말했다. 박성현은 지난해 더퀸즈에서 일본 간판 우에다 모모코를 5홀 차로 완파하며 자신감을 쌓았다. 장수연은 “상대 선수를 견제하기보다는 오히려 상대의 플레이가 잘 될 때 진심으로 좋아해 주다 보면 내게도 기회가 온다”며 “4강 진출이 목표”라고 했다. 18일 조 추첨에서 박성현의 64강 상대는 박성현처럼 장타가 무기인 박주영으로 결정됐다. 장수연은 김초희와 32강을 다툰다. 상금 3위 이정민과 최근 상승세인 베테랑 홍란의 맞대결도 흥미롭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