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김기식의 전향… “PEF ‘먹튀’ 아냐… 육성해야 할 존재”

19대 의원직 종지부 앞두고 의정 보고서 발간
“20대 의원, 자본시장 발전 위한 정책 마련해야”
"진작부터 그랬으면... " 시장 반응 싸늘

김기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기업의 경영권을 사고 파는 사모펀드(PEF)에 오래전부터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내 온 야당 내부에서 전향적인 주장이 나왔다.

김기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8일 국회 활동 보고서를 통해 “일반적으로 PEF라고 하면 투기자본의 ‘먹튀’와 피해를 떠올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 같은 사고방식을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적극적으로 육성해서 돈을 벌어들일 방안을 만들어 내야 할 때”라고 밝혔다.

국회 정무위원회 야당 간사를 맡은 김 의원의 주장은 더민주 내부에서도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더민주 등 야당은 지난해 국내의 대표적 PEF인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인수할 때 김병주 회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홈플러스 직원의 고용문제와 대주주인 영국 테스코(TESCO)의 ‘먹튀’ 문제를 지적하기 위해서라는 게 야당의 논리였다. 과거 미국계 PEF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사들인 뒤 막대한 매각 차익을 남기고 떠난 것도 야당의 단골 국정감사 이슈다.


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과거 한국 자본시장의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계 PEF의 목표물이 됐기 때문에 안 좋은 결과가 나타난 것”이라며 “이제는 비싼 수업료를 낸 것으로 치고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금융시장이 경쟁력이 없는 이유는 자본시장에 활동하는 선수가 은행계열 또는 대기업 집단밖에 없는 탓”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자본시장을 육성하고 금융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PEF는 기본적으로 투자를 아는 ‘선수들의 시장’이므로 규제를 최소화해도 상관이 없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자본시장의 뛰어난 인재들이 자유롭게 뛰어들어 도전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사모펀드 규율 체계를 전문투자형(헤지펀드)와 경영참여형(PEF) 등으로 단순화하고 투자자의 진입 규제를 완화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 처리를 주도하기도 했다.

그는 20대 국회 정무위 소속 의원들을 향해서도 “PEF의 위험성과 그것이 입힌 피해에 주목하지 말고 시장의 발전과 진흥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고 마지막 제언을 남겼다.

한편 사모펀드 업계 관계자는 “김 의원이 국회의원직을 마치기 직전이라서 전향적인 의견을 개진한 것같다”며 “19대 국회 처음부터 그랬으면 좋았을 것” 이라고 말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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