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의 맏형인 한국전력은 아프리카 시장 개척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아프리카의 전력난은 심각한 수준이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공장의 건설·운영이 필수적이지만 아프리카는 발전·송선 등 전력 산업 전 분야의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아프리카의 전력보급률은 43%로 세계 평균 보급률(83%)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한전은 세계 최고의 전력손실률 감축 기술과 마이크로그리드(MG) 기술을 활용해 미개척지였던 아프리카에 등불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지난해 11월 아프리카 모잠비크에서 준공된 ‘모잠비크 MG 시범사업’을 들 수 있다. 이 사범은 마이크로 기술을 적용한 최초의 전화(電化) 사업이자 한전이 국내 기업 최초로 시행하는 아프리카 지역의 전화 사업이다. 모잠비크 국민의 약 60%는 아직 전기를 공급받지 못할 정도로 전력공급상황이 매우 낙후된 상황이다. 이에 한전은 이번 실증사업을 통해 태양광발전설비 50㎾, 에너지저장장치(ESS), 100㎾h, 모터펌프 등으로 구성된 MG를 조성했다. 이를 통해 모잠비크 마을의 50여가구와 학교·커뮤니티센터 등에 전기와 물을 공급해 지속 가능한 에너지 자립형 마을로 성장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게 한전 측의 설명이다.
한전은 기술전수를 통한 외화 획득에도 가시적인 성과를 올리고 있다. 지난 2013년 6월 나이지리아 엑빈발전소에 대해 5년 동안 운전 및 정비(O&M) 운영사업을 수행하는 3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고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엑빈발전소는 나이지리아 경제수도 라고스 인근에 있는 서부 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발전소(1,320㎿, 220㎿×6기)로 나이지리아 전체 전력의 30%를 담당하고 있다. 1985년에 준공된 노후화된 발전소로 제대로 된 관리체계가 없어 네 번의 보일러 폭발사고가 나는 등 골칫덩어리였지만 한전 측의 기술전수로 효자 발전소로 거듭났다. 조환익 한전 사장은 “전력수요 대비 공급능력이 부족한 아프리카 시장에서 전력 산업 패키지 수출을 이어가는 견인차 구실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