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제약업체 신용등급 'AA' 넘본다

신약 개발 효과로 재무 개선
국내 신용평가사 상향 검토
한미약품·셀트리온 유력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최근 연구개발(R&D)의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는 제약사들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우량등급인 ‘AA’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약개발이 실적개선으로 나타나고 있고 재무안정성도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신평사들은 다만 신약개발의 가시적 성과를 구체적으로 평가해 선별적으로 제약사들의 신용등급을 올릴 예정이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제약산업 신용등급 상한 여전히 유효한가’라는 보고서에서 “과거 ‘A+’로 제시했던 국내 제약산업의 신용등급 상한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유준기 책임연구원은 “R&D 역량과 재무안정성을 평가해 신용등급을 높일 것”이라며 “R&D 역량이 다소 부족해도 영업력이나 시장지배력이 압도적이면 선별적으로 등급 상승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신약 개발과 수출계약 등 R&D 성과가 나타난 제약사들의 신용등급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신용평가사로부터 ‘AA-’ 이상의 신용등급을 받은 제약회사는 유한양행(한국신용평가), 대웅제약(NICE신용평가), 녹십자(한기평·NICE신평) 등에 불과하다. ‘A+’ 신용등급 회사채와 ‘AA-’ 회사채의 3년물 기준으로 시장금리 차이는 18일 현재 56.4bp(1bp=0.01%포인트)에 달한다.

신용등급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은 후보는 한미약품과 셀트리온 등이다. 현재 한미약품의 신용등급은 ‘A+’이고 셀트리온은 기업평가를 받지 않아 아예 등급이 없다. 한기평은 보고서에서 “일부 제약사들은 국내에서 개발된 신약, 개량 신약, 바이오복제약 등 연구개발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으며 미국·유럽뿐 아니라 중동·남미 등 해외 진출도 확대되고 있다”면서 “특히 한미약품의 지난해 대규모 기술수출, 셀트리온의 램시마 매출 본격화 등은 R&D 성과를 상업화한 새로운 유형”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AA-가 최고등급인 제약사의 신용등급 상한선이 한 단계 올라갈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다.

신평사들은 최종적으로 올해 실적을 확인 후 신용등급을 조정할 예정이다. 송미경 NICE신평 기업평가2실장은 “신약 등 R&D 성과가 올해 수익성과 현금창출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확인한 뒤 앞으로 신용등급에 반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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