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왼쪽) 9단과 양건 프로기사회장. /연합뉴스
바둑 프로기사회는 이세돌 9단이 탈퇴서까지 제출하며 제기한 불만을 안건화해 개정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세돌 9단과 그의 친형 이상훈 9단은 20일 양건 프로기사회장과 만나 이세돌 9단이 밝힌 기사회 내부 문제를 대화로 풀어가기로 합의했다. 이세돌 9단이 지적한 기사회 정관 내용은 6월2일로 예정된 기사회 총회에서 개정 여부를 판단하기로 했다.
앞서 이 9단은 지난 17일 기사회에 탈퇴서를 제출했다. 대국 수입에서 일률적으로 3~15%를 적립금으로 떼는 데 대해 불만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9단은 20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맥심커피배 시상식 뒤 취재진을 만나 “적립금이 바둑 보급과 발전에 쓰인다고 하는데 무슨 보급이고 무슨 발전이냐, 전혀 그렇지 않다”고 작심 발언을 하기도 했다.
기사회에 따르면 적립금은 64억~65억원 규모이며 바둑 보급활동과 기사들의 퇴직위로금 등에 쓰인다. 이 9단은 “더 자세한 얘기는 지금 하기 어렵다. 기사회 정관 자체를 뜯어고쳐야 한다”며 강경한 자세를 취했다.
이 9단은 이날 “적립금뿐 아니라 기사회 정관에 문제가 상당히 많다”며 “탈퇴하면 한국기원 주최 기전에 참가할 수 없다는 내용도 원래는 정관에 없던 것이다. 제가 문제를 일으켰던 2009년 수뇌부 일부가 포함한 것 같다”고 했다. 이 9단은 2009년에도 기사회와 마찰을 빚었다. 바둑리그 불참 선언에 기사회가 징계 움직임을 보이자 이 9단은 한국기원에 휴직계를 제출했고 6개월 뒤에야 복귀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