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은행 예금 중 10억원이 넘는 저축성예금, 금전신탁, 양도성예금증서의 계좌 잔액은 모두 547조4,820억원으로 2014년 말(491조1천510억원)보다 56조3,310억원(11.5%) 늘었다. 연간 증가액으로 보면 2014년(33조9,120억원)보다 66% 많고 한은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2년 이후 최대다. 종전 최대치는 2007년 52조6,000억원이었다.
반면 잔액이 1억원 이하인 예금은 지난해 말 437조4,550억원으로 1년 새 10조1,480억원(2.4%) 늘어나는 데 그쳤다. 1억원 초과∼5억원 이하인 예금은 160조9,550억원으로 12조5,660억원(8.5%) 늘었으며,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인 예금은 58조4,550억원으로 4조3,790억원(8.1%) 증가했다.
고액 예금이 크게 증가한 것은 기업 자금이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고액 예금이 급증한 것은 기업이 자금 결제를 위한 예금을 많이 늘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저축성예금에서 기업의 일시적인 여유 자금을 흡수하는 기업자유예금이 눈에 띄게 늘었다. 기업자유예금 중 10억원을 초과한 예금은 작년 말 119조4,720억원으로 전년대비 20조7,750억원(21.0%) 증기했다. 경기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여윳돈을 투자하지 않고 은행에 많이 넣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자산이 많은 가계가 정기예금이나 정기적금에 고액을 예금한 경우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