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영화 투자배급사 CJ E&M에 따르면 영화 ‘아가씨’는 국내에서 6월 1일 먼저 개봉한 후 이 같은 해외 개봉 일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칸 영화제의 호평 속에서 본격적으로 세계 관객과 만날 채비를 갖춘 셈이다.
앞서 ‘아가씨’는 칸 영화제 마켓을 통해 전 세계 176개국에 판매되며 종전 ‘설국열차(167개국)’가 가지고 있던 한국영화 역대 최대 국가 판매 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특히 지난 14일 ‘아가씨’의 프랑스 칸 현지 공식상영회 이후 해외 바이어들의 구매 문의가 이어지며 칸 영화제 이전 유로피안 필름 마켓, 홍콩 필름 마트 등에서 이뤄진 120개국 선판매에 더해 56개국 추가 판매가 이뤄졌다.
김성은 CJ E&M 영화사업부문 해외사업부장은 “해외 바이어들이 부스에 들어오면서 던진 첫 마디가 ‘축하한다’는 말이었다”며 “박찬욱 감독이 지닌 세계적인 인지도와 ‘아가씨’의 영화적 완성도에 대한 만족감이 전례 없는 규모의 해외 판매를 이끌었다”고 기록적인 판매 원인을 설명했다.
비록 칸 경쟁 부문 수상 명단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영화제 내내 호평이 이어지면서 해외 흥행도 기대해볼 만하다는 반응이 많다. ‘아가씨’의 프랑스 배급사인 조커스 필름의 마뉴엘 시셰 대표는 “박찬욱은 ‘영화적 경험(Cinematic Experience)’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주며, 모순과 억압, 지배와 기만 등 인간들이 마주하는 요소들을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그려내는 거장이다. ‘아가씨’는 바로 이러한 모든 것들이 잘 반영된 정수와도 같은 작품”이라 평하며 프랑스에서의 성공을 점쳤다. 독일 배급사 코흐미디어의 관계자 역시 “이 영화는 순수한 영화적 즐거움을 가득 담은 작품이며 꼭 소장하고 싶을 정도다”고 말했다.
영화 ‘아가씨’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조선을 배경으로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김민희)와 아가씨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하정우), 그리고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받은 하녀(김태리)와 아가씨의 후견인(조진웅) 등 네 사람이 서로의 돈과 마음을 뺏기 위해 속고 속이는 이야기를 그렸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