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동물원에서 한 남성이 자살하러 사자 우리에 들어갔다. 구조 과정에서 사자 두마리를 사살했다. 침입한 남성에 사자가 올라타는 장면. /연합뉴스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 있는 한 동물원이 자살하러 사자 우리에 들어간 20대 청년을 구하기 위해 사자 2마리를 사살했다.22일(현지시간) 라 테르세라 등 현지언론은 이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남성이 사자 우리 지붕으로 올라가 벌거벗은 채로 밧줄을 타고 3마리의 사자가 있는 우리로 내려갔다는 목격자 증언이 나왔다. 사자들은 처음에 남성을 거들떠보지도 않았으나 남성이 성경 구절을 외우며 한 마리를 붙잡았다. 그러자 사자가 공격하기 시작했다.
즉각 현장에 도착한 동물원 구조대는 호스로 물을 뿌리며 사자들을 제지했다. 이후 사자가 남성 몸 위로 올라타 목을 물어뜯자 구조대는 수컷과 암컷 사자 2마리를 향해 발포했다.
동물원 측은 “마취제가 효과를 발휘하려면 4분이 소요되는데 급박한 상황인만큼 발포할 수밖에 없었다”며 “사살된 사자 2마리는 20년 넘게 동물원에 있어 우리도 충격이 크다”고 언급했다.
현장에서는 남성의 유서로 보이는 메모가 발견됐다. 남성은 목과 허벅지를 크게 물려 현재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김진희기자 jh694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