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3곳의 금융공공기관이 성과연봉제 도입을 결정해, 이제 금융위 산하 금융공공기관 9곳 성과연봉제를 도입한 곳은 5곳이 됐습니다.
외형상으로는 속도가 붙는 모습인데요. 하지만 사측이 노조와의 합의 없이 이사회를 통해 일방적으로 결론짓고 있어 법적 분란 가능성이 커지는 등 갈등의 골은 더 깊어 지고 있습니다. 보도에 정훈규 기자입니다.
[기자]
금융권 성과조의 확대 도입을 둔 노사 갈등이 법적 분란으로 치닫는 양상입니다.
금융공공기관들은 노조와 합의 없이 이사회를 통해 성과연봉제를 결론짓고 있고, 노조는 근로기준법 위반이라며 고소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성과연봉제 도입이 지연되는 기관에는 불이익을 주겠다”고 밝힌 이후 열흘만에 4곳이 성과연봉제를 결정지었습니다.
예보를 제외한 나머지 금융공공기관들은 모두 노조와 합의 없이 이사회를 통해 성과연봉제를 강행했습니다.
이에 금융노조는 오는 9월 총파업을 예고했고, 산업은행 노조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임원, 관리자급 180명을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습니다.
근로기준법상 사측은 노동조합이 직원 과반을 넘을 경우 취업규칙을 노동자에 불리하게 변경할 때 노조의 동의를 구해야 합니다.
앞서 각 노조 별 성과연봉제 찬반투표에서 주금공은 85%, 기보는 98.5%, 산은은 94.8%가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아직 성과연봉제를 도입하지 못한 기업은행은 오늘부터 직원들에게 동의서를 받기 시작했지만, 노조는 개별 동의서 징구는 불법행위라며 고소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법적 분란 가능성이 큰 데도 사측이 무리수를 두며 강행하는 이유는 당국의 눈치때문입니다.
성과주의 도입을 결정한 금융공기관의 한 임원은 “당국이 공기관들에 모범을 보이라고 하는 상황에서 잘못하면 역모델로 찍힐 수 있다”며 “당국이 인사나 자금을 결정하기 때문에 당국 말을 잘 듣는게 직원들에게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직까지 성과연봉제를 도입하지 못한 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 예탁결제원 등 4곳도 이사회 처리를 선택할 가능성이 큽니다. /서울경제TV 정훈규입니다.
[영상편집 김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