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24곳이 추정한 삼성전자의 2·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6조6,93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개월 전 전망치인 5조6,993억원과 비교해 1조원이나 늘어난 금액이다. 국내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2·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지난 3월 5조7,000억원에서 4월 6조1,483억원, 5월 6조7,000억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최근 들어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2·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앞다퉈 7조원대로 상향 조정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7조원을 넘어서게 되면 지난해 3·4분기(7조3,930억원) 이후 3개 분기 만이다.
황민성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은 이날 “부품 부문의 실적이 예상치에 근접한 가운데 휴대폰과 소비자가전(CE) 부문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둘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2·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6조9,360억원에서 7조1,5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황 연구원은 “특히 J시리즈로 대표되는 중저가 휴대폰의 판매마진이 지난해 하반기 4~5%대에서 올해 8~9%대로 크게 상승했다”며 “가전사업부 역시 본격적인 성수기와 TV 신제품 효과로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고 지난 1·4분기 적자를 기록했던 디스플레이사업부도 수율 개선에 따른 흑자전환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한국투자증권(7조460억원)과 미래에셋대우(7조290억원), 유진투자증권(001200)(7조210억원)도 삼성전자의 2·4분기 영업이익을 7조원대 초반으로 예상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7조1,980억원)과 LIG투자증권(7조630억원)은 기존 5조원대의 전망치를 7조원대로 대폭 끌어올렸다. 신현준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하는 무선사업부의 실적에 갤럭시S7 효과가 본격 반영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반도체사업도 낸드플래시와 시스템LSI가 기존 D램의 부진을 상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1·4분기에 이어 2·4분기에도 또다시 시장 기대치를 넘어서는 실적을 내놓을 경우 주가의 박스권 탈출 시도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현준 연구원은 “글로벌 정보기술(IT) 수요 둔화 속에서도 2분기 연속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줄 경우 120만~130만원에 묶여 있는 삼성전자의 박스권이 한 단계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는 다소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4분기의 어닝서프라이즈로 2·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지만 2·4분기는 1·4분기와 달리 일회성 이익 요인이 없는데다 환율효과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시장 눈높이를 맞추기 힘들 것”이라며 2·4분기 영업이익이 6조원 초반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