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등 공기업 상장…"사상최대 영업익 나는 지금이 적기"

부족한 세수 채우고 위축된 투자 마중물 역할 기대

정부가 공기업 상장에 적극 나서기로 한 것은 상장 대상 공기업들의 영업이익 상태가 양호한 올해가 적기인데다 경기침체에다 저출산·고령화 현상 가속화로 가뜩이나 나라 곳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공기업의 일부 지분을 매각할 경우 세외수입과 배당확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경기 불확실성 고조로 민간투자의 씨가 마른 상황에서 공공기관의 선제적인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서라도 상장을 통한 재원조달이 필요하다.

23일 정부 관계자는 “올해 세수가 잘 들어오고 있지만 이는 지난해 워낙 예산 증가율을 낮게 잡은 착시효과”라며 “저출산과 고령화 현상에다 경기침체까지 더해져 재정 여력이 자꾸 줄어드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공기업 상장을 통해 들어오는 정부 수입은 세외수입으로 잡힌다. 이 재원은 내년 이후 예산에 반영되거나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지출될 수 있다.

매년 배당을 통해 안정적인 수입도 기대할 수 있다. 정부는 지난 2014년 12월 현재 21.5%에 불과했던 정부출자기관에 대한 정부배당성향을 오는 2020년까지 40%까지 늘리겠다고 배당정책 방향을 천명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해 23개 출자기관에서 정부가 받은 배당금은 1년 전(8,769억원) 대비 39% 증가한 1조2,190억원에 달했다. 수납된 돈 가운데 7,304억원을 기재부 소관 일반회계에, 4,886억원은 주무부처 소관 특별회계·기금으로 활용했다.


공기업들의 투자확대도 상장을 추진하는 주요 원인이다. 정부 관계자는 “민간 분야의 투자가 위축돼 공공 부문의 마중물 투자가 필요하다”며 “주식발행으로 자본시장에서 자금조달을 하게 되면 공사채 발행이 축소돼 재무구조 개선을 꾀할 수 있고 공공기관의 투자확대도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의 경우 매년 5% 가까이 늘어나는 항공수요를 처리하기 위해 총 4조9,000억원을 투입해 제2여객터미널 등 시설과 교통망을 확장하는 ‘인천공항 3단계 사업’을 내년 6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3단계에 이어 후속 투자계획도 올해 말까지 수립할 예정이다.

한전 발전 자회사의 기업공개는 신재생에너지 분야 등의 적극적인 투자를 위해 필요하다. 한전은 지난해 거둔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11조원)을 바탕으로 민간이 쉽게 투자에 나서지 못하는 이러한 분야에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2015년 말 기준 부채 규모가 107조원에 달한다는 점이 부담이다.

증권업계는 한전이 100% 보유한 발전 5사의 지분 30%가량을 매각할 경우 한전은 8조~12조원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장기간 투자의 씨앗을 뿌려야 하는 신재생에너지 사업 부문의 인프라 투자를 유도할 것이라는 게 정부 안팎의 시각이다. 정부가 공운법에 특례규정을 신설해 정원관리와 기관장 임기제한, 자금운영 등 공공기관 자율성을 확대하기로 방향을 튼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세종=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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