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랩은 다양한 방식으로 커피를 제공해 취향에 따라 추출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일반 커피전문점에서 추출하는 에스프레소 머신을 이용한 기본 커피부터 핸드드립까지 고를 수 있다. 특히 콜드드립 방식으로 오랜 시간에 걸쳐 추출한 커피에 질소를 충전하는 방식인 질소커피바에서는 흑맥주를 연상하는 깊은 풍미의 커피를 맛 볼 수 있다.
이날 맛본 커피는 핸드드립 커피. 평소 커피는 좋아하지만 원두와 맛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지 못해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걱정은 바에 앉자마자 사라졌다. 바리스타가 원두 4종에 대해 설명하며 입맛에 맞는 원두를 찾는 데 큰 도움을 줬다. 추천을 받아 선택한 원두는 에티오피아 파나마산 원두인 에스메랄다 게이샤로, ‘신의 커피’로 불리는 고급 원두 중 하나다. 물의 삼투압 현상을 이용해 커피를 추출하는 사이폰 장비를 이용했다.
커피 맛과 향은 일품이었다. 즐겨 마셨던 아메리카노보다 더욱 진한 향이 진했고 커피에서 꽃향과 풀향이 살짝 느껴졌다. 바리스타의 설명 덕일까. 그간 마시고도 표현할 수 없었던 커피의 미묘한 맛까지 전해졌다. 에스메랄다 게이샤는 쓴맛은 적었지만 잘 익은 과일에서 나는 단맛이 맴돌았다. 쓴맛이 덜했지만 결코 가벼운 맛의 커피는 아니었다.
커피랩은 맛 뿐만 아니라 문화 체험도 가능한 공간이다. 문화예술의 감성이 매장 곳곳에 녹아 있었다. 매장 중앙에는 커피 원두를 상징하는 샹들리에가 있고 유명 작가의 사진, 그림, 조각품 50여점이 전시돼 있어 마치 갤러리를 연상케했다. 또 1층 안쪽에 별도의 영화 상영관에서는 독립영화를 정기적으로 상영한다.
이디야 커피랩의 가격대는 핸드드립 커피의 경우 8,000~1만원선, 에스프레소 머신 추출 커피는 4,000~6,000원선으로 제법 가격이 나간다. 하지만 내가 선택한 원두로 바리스타가 ‘나만을 위한 커피 한 잔’을 제공한다는 점과 커피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지불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이디야 커피랩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중저가 브랜드일 뿐이라는 생각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대중성과 전문성의 가격을 좁히고 국내 커피 문화의 허브 역할을 맡겠다며 등장한 이디야 커피랩은 토종 브랜드로서의 이디야의 커피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커피랩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더욱 쉽게 커피 문화를 체험하고 향유할 수 있길 기대해본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