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규모가 작은 헤지펀드 운용사들도 몰려드는 투자자들로 문전성시다. 한 중소 운용사 관계자는 “헤지펀드에 가입하는 개인 투자자들은 최소 7억원 이상씩 가입한다”며 “평균적으로 개인투자자들은 10억~15억원, 기관투자가들은 200억~300억원씩 투자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자금이 몰리면서 지난 2011년 1,490억원 규모에 불과했던 국내 헤지펀드 시장은 5년 만에 30배 이상 성장했다. 헤지펀드 시장 성장의 배경에는 저금리가 자리 잡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과거 금리가 높았을 때는 채권 투자만으로도 수익을 올릴 수 있었지만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투자 대안을 찾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7년째 박스권 장세와 지난해 10월 금융당국의 ‘사모펀드 활성화 방안’도 헤지펀드 시장으로의 진입을 유도했다.
현재 헤지펀드 시장의 대표 선수는 전통 강호인 삼성·미래에셋자산운용과 라임·브레인·쿼드·안다자산운용 등 신흥 강자들이다. 삼성자산운용의 헤지펀드 운용자산(AUM) 규모는 1조1,886억원, 미래에셋은 5,316억원에 이른다. 미래에셋을 바짝 뒤쫓고 있는 안다자산운용도 4,294억원을 굴리고 있다. 라임·브레인·쿼드는 각각 2,000억원대의 헤지펀드를 운용 중이다. 군인공제회 등 일부 연기금이 위탁 운영을 맡긴 것도 급팽창하는 계기가 됐다. 최대 큰손인 국민연금은 해외 대체투자를 외국계 헤지펀드에서 위탁 운영하고 있는데다 국내에서도 한국형 헤지펀드에 투자할 의향을 내비치고 있어 연기금의 투자 활성화는 점차 가시화하고 있다.
판이 커지자 헤지펀드 간 투자 전략의 차별점도 뚜렷해지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채권 투자와 헤징(위험회피)에 비교적 공을 들이는 등 헤지펀드 중에서도 다소 안정성을 추구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반면 브레인·대신·트러스톤 등은 레버리지와 롱쇼트 기법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을 추구하는 모습이다.
이밖에 파인밸류자산운용은 기업공개(IPO) 관련주 투자에, 피데스자산운용은 베트남 투자에 특화됐다. 아직 주가가 오를 종목을 사고 내릴 종목을 공매도하는 ‘롱쇼트’ 펀드의 비중이 높지만 메자닌, 이벤트드리븐(인수합병 등 이벤트로 주가가 급변할 때 차익을 실현하는 전략), 페어트레이딩(동일 종목을 짝지어 사고 파고 전략) 등 다양한 기법도 점차 보편화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국내 헤지펀드 시장은 오는 2017년 6조8,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시장 성장과 함께 운용사들의 희비도 엇갈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운용 규모 3,000억~5,000억원 사이가 고비”라고 전했다. 레버리지까지 포함해 1조원 정도의 규모를 갖추게 되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져 치고 빠지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대신과 트러스톤 등이 실제로 이 같은 고비를 넘지 못하고 각각 1,180억원, 447억원까지 규모가 줄었다.
/유주희·송종호기자 ginger@sedaily.com
◇헤지펀드란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절대 수익을 좇는 사모펀드. 최소 가입금액이 1억원 이상이며 펀드당 49인까지 가입 가능하다. 증권사·은행 등의 프라이빗뱅커(PB)들이 주로 헤지펀드의 판매 창구가 된다. 사모펀드의 일종이지만 사모펀드가 주로 기업 인수합병(M&A)과 경영에도 참여하는 반면 헤지펀드는 증권·부동산·특별자산 등 금융상품에 투자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