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정보기술(IT) 부품 업체 밀레니엄P&T 사업장에서 임직원들이 현대위아가 자체 개발한 제어장치 ‘아이트롤(ITROL)’을 탑재한 공작기계를 조작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그간 독일 지멘스, 일본 화낙이 개발한 제어장치에 의존해왔다. /사진제공=현대위아
지난 20일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한 현대위아 연구소에 들어서자 거대한 모니터가 방문객을 맞았다. 현대위아가 시범 운용 중인 스마트 공장 시스템(HW-MMS)을 채택한 사업장들의 현황이 한눈에 들어왔다. 특정 공장에 어떤 기계가 몇 대 있고 그중 몇 대가 현재 가동 중인지, 상태는 어떤지까지 직접 현장에서 보듯 샅샅이 볼 수 있었다. 국내는 물론 미국 동부에 위치한 공장의 기계까지도 예외 없이 가능했다.
현대위아는 의왕 연구소에 시험센터를 설치하고 이처럼 매일같이 HW-MMS를 테스트하고 있다. HW-MMS는 공장에 설치된 공작기계들을 인터넷으로 연결해 상태를 체크하고 고장시 즉각 대처할 수 있도록 만든 스마트 팩토리 시스템이다.
현대위아는 중앙 통제실에서 전 세계 모든 기계를 실시간으로 감시, 사용자보다도 더 빨리 오작동을 감지하고 현장에 전파하거나 원격으로 기계를 고친다. 현장에서 만난 현대위아 관계자는 “HW-MMS 도입 이후로는 고객사에 판매한 기계 관리 서비스는 물론 고객사 임직원에 대한 기계 조작 교육까지 전보다 비용이 크게 줄었다”며 “일부 사업장은 HW-MMS를 적용해 공정 효율이 높아졌다는 사실을 외부에 적극 홍보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위아는 자사의 첫 번째 스마트 공장 솔루션인 HW-MMS의 상용화 준비를 마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를 개시할 예정이다. 올 3월 기준 전국과 미국의 현대위아 법인을 포함해 150여대 기계가 시범용으로 현대위아의 HW-MMS를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 되고 있다. 올들어서는 국내 뿐 아니라 중국에서도 테스트를 시작, 해외 수출 준비도 착착 진행하고 있다. HW-MMS로 연결된 모든 공작 기계들의 상태는 경기도 파주에 있는 현대자동차그룹 데이터센터에 쌓여 향후 더 나은 신제품 개발을 위한 ‘빅데이터’로도 활용된다.
현대위아의 HW-MMS는 이 회사가 야심차게 강화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역량의 한 축이다. 여태까지 이 회사는 자동차·정보기술(IT) 기기에 탑재할 금속 부품을 절삭가공하는 공작기계의 단순 제조에 그쳤으나 이제는 스마트 공장 시스템 등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해 첨단 제조 공장을 구축하는 종합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독일 지멘스, 일본 화낙과 더불어 공작기계 분야의 명품 반열에 오른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현대위아는 그간 지멘스와 화낙에 의존해 온 공작기계 제어 시스템도 자체 개발해 올 초부터 공급하고 있다. 현대위아는 ‘아이트롤(ITROL)’이라 명명한 이 제어 시스템을 스마트 공장 시스템과 연계해 국내는 물론 전세계 시장에 적극 진출할 방침이다. 현대위아의 한 관계자는 “공작기계의 차별화를 이룰 열쇠는 결국 소프트웨어 역량”이라며 “국내 기술로 개발한 스마트 공장을 가장 거대한 시장인 중국을 비롯해 전세계에 적극 수출하면서 경쟁사들이 따라오기 어려운 명품 공작기계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