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인재시장 개발하기

기업들이 새로운 인재 영입에 큰 가치를 부여함에 따라, 다른 한쪽에선 이미 보유한 인재도 똑같이 대우해야 한다는 점을 깨닫고 있다.

핵심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목적으로 창업기업을 인수하는 소위 ‘어콰이 하이어링 Acqui-hiring’이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같은 기업들에서 일반화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핵심 인재를 사고 파는 값비싼 시장이 형성되었다. 뛰어난 엔지니어를 회사로 끌어들이는 데에만 100만~200만 달러의 비용이 들고, 그 후엔 임금도 지불해야 한다.

구글의 기업 개발 담당자 데이브 사보타 Dave Sabota는 한 콘퍼런스에서 이 점에 대해 “인재 거래는 인재를 영입하는 방식 중 엄청나게 비싼 방식이다. 보통 채용업체에 지불하는 비용의 10~100배가 더 들어간다. 그러나 기업에겐 꼭 필요한 방식이다”라고 말했다.

좀 더 광범위하게 목격되는 현상이 있다. 바로 인재의 시장 가치를 파악하는 것이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이는 비단 실리콘밸리에만 국한되는 현상이 아니다. 근로자들은 소셜 미디어와 커리어 웹사이트에서 자신들의 일반적 가치를 찾아볼 수 있다. 주식 시장은 때론 핵심 인재들에게 큰 가치를 부여하기도 한다. 카스퍼 로스테드 Kasper Rorsted가 지난 1월 독일의 생활산업용품 기업 헨켈 Henkel의 CEO를 사임하고, 아디다스 CEO로 이직하자 헨켈의 시가총액은 단박에 20억 달러가 날아갔다. 반면 아디다스의 시가총액은 10억 달러나 늘었다. 시장에선 개개인을 하나의 ‘부정적 요소(debit)’로 간주하기도 한다. 섬너 레드스톤 Sumner Redstone이 비아콤 Viacom 회장직 사퇴를 발표하자 30분 만에 시장가치가 11억 달러나 늘어나기도 했다.


이런 급격한 변화는 인적 자원이 갈수록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걸 시사한다. 그러나 많은 경영진은 특정 직원들이 얼마나 귀중한지에 대해 무지한 실정이다. 해결책은 바로 인재 내부 시장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 시장의 인기는 점차 오르고 있다. 인텔과 시스코, W.L 고어 W.L. Gore 같은 주요 기업들이 이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이 시장의 개념은 보스가 직원들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빈 일자리는 모든 직원들에게 고지되고, 직원들은 비밀리에 이 자리에 지원할 수 있다.

좀 더 비공식적인 방식을 취하는 기업들도 있다. 알코아 Alcoa의 CEO 클라우스 클라인펠트 Klaus Kleinfeld는 “임원진 모두가 회의실에 모여 이틀간 승계 계획과 개발해야 할 인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우리는 이를 탤런트마켓플레이스 TalentMarketplace라고 부른다. 실제로 핵심인재를 영입하기 위한 경쟁이 매우 치열한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팀은 주요 직책에 가장 적합한 직원 및 후보들에 대해 토론하고, 어떤 사람이 어떤 직책에서 일하게 될지를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그는 “‘저 사람이 적합한 것 같은데’라고 말하며 대충 메모를 휘갈겨 쓰는 일이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그럴 경우, 당신이 잠시 한눈 파는 사이 다른 팀원이 그 직원에게 ‘잠깐 할 말이 있다’라는 메모를 전달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물론 위험성도 있다. 관리자들이 경쟁적으로 직원들의 ‘입찰 가격’을 올리는 상황이 그것이다. 공식적인 체계에서는 미리 정해둔 정책을 통해 이런 위험을 피할 수 있다. 덜 공식적인 체계에서는 고위 임원들이 나서 상황을 정리한다. 클라인펠트는 “중요한 점은, 이런 충돌에 직면하고 해결하는 것이 매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다. 기업 내에 이런 변화를 불러 일으킴으로써, 능력이 있다면 기회도 있다는 것을 직원들이 알게 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By Geof Colv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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