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부터 유통·AI까지...구글-아마존 'IT 목장의 혈투'

구글, 원스톱 온라인쇼핑 구축
AI 단말기 '구글홈'도 선보여
아마존은 '비디오다이렉트'로
구글 자회사 유튜브에 도전장
상대방 핵심사업서 정면충돌
"디지털 파괴 더 거세질것"

정보기술(IT) 업계 공룡인 구글과 유통 강자 아마존이 상대방의 핵심사업 분야에 진출하며 정면 충돌하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포털사업자와 전자책 제조·유통업체로 뚜렷한 접점이 없던 양사는 빠르게 변화하는 IT 지형 속에서 경쟁영역을 더욱 확대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구글은 지난 16일(현지시간) 공식 정책블로그를 통해 홈페이지에 검색어를 입력하면 가까운 판매처와 가격을 알려주는 새로운 시스템을 공개했다. 마음에 드는 상품이 있으면 지난해 구글이 서비스를 시작한 자체 전자결제 시스템으로 결제하면 된다. 현재 구글은 시스템 공식 출범을 위해 기업들의 신청을 받고 있으며 미국 유명 백화점 콜스 등이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은 결제 후 구매자가 상점을 직접 방문해야 하는 불편이 있지만 구글의 자체배송 체계인 ‘구글익스프레스’가 확대되면 상황은 반전될 수 있다. 거점지역인 텍사스주부터 미국 전체로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 실현되면 구글은 검색엔진에 결제·배달망까지 얹어 ‘원스톱’ 온라인쇼핑 체계를 갖추게 된다. 다분히 유통 강자 아마존의 핵심사업을 겨냥한 포석인 셈이다.


아울러 구글은 19일 개발자회의 ‘I/O 2016’에서 가정용 인공지능(AI) 단말기 ‘구글홈’을 공개했다. 이는 아마존이 2년 전 선보여 최근까지 300만대가 판매된 ‘아마존 에코’에 대적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된다.

아마존도 10일 ‘아마존 비디오다이렉트’를 시작하며 구글 자회사 ‘유튜브’에 도전장을 던졌다. 영화·드라마 등 양질의 동영상을 제공했던 기존 ‘아마존 프라임비디오’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일반인이 만든 영상까지 콘텐츠에 추가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도 품질유지를 위해 수익창출 구조를 만들어 회원들이 영상을 시청한 시간에 비례해 창작자에게 돈을 지급하도록 했다.

10년 전 구글 품에 안긴 유튜브는 지난해 광고 매출이 전년 대비 40%나 뛰어오르면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유튜브는 10억명 넘는 이용자를 보유했음에도 수익구조가 없어 고급 콘텐츠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아마존의 이번 전략이 성공하면 구글 유튜브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가 상대의 핵심사업에까지 손을 뻗치는 것은 디지털을 중심으로 산업 간 장벽붕괴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포레스터리서치의 제임스 매퀴베이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현상을 ‘디지털 파괴’로 명명하기도 했다.

라이벌로 부상한 양사는 앞으로도 전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두 회사가 2012년 이후 인수합병(M&A)한 업체의 절반 이상은 분야가 겹친다. 매퀴베이는 “이미 구글과 아마존의 관계는 구글과 애플 사이와 비슷해졌다”며 앞으로 더 많은 영역에서 양사가 경쟁할 것으로 내다봤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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