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1만8,000명의 공인회계사 회원을 대표하는 한국공인회계사회장 선거가 유력 인사의 출마 도전으로 불꽃 튀는 접전을 예고하고 있다.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과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24일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공인회계사회장 선거에 입후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광윤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와 민만기 전 공인회계사회 수석부회장 등도 선거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회장 입후보 등록은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다. 선거는 다음달 22일로 투표소는 전국 6곳(서울·부산·대구·광주·충북 청주·전북 전주)에 마련된다.
회계업계는 선거 구도를 최 전 장관과 이 교수의 ‘2파전’으로 보고 있다. 삼일PwC, 딜로이트안진, 삼정KPMG, EY한영 등 이른바 ‘빅4 회계법인’ 임원 출신이 대결했던 과거 선거와는 다른 구도다.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에 이어 경제부처 수장까지 지낸 최 전 장관은 행정고시 합격 전인 지난 1978년부터 1년 동안 삼일PwC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최 전 장관은 “회계업계의 과당 경쟁으로 보수가 낮아지면서 감사품질이 떨어지고 분식회계 문제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며 “공인회계사회장에 당선되면 오랜 공직 경험을 바탕으로 이러한 문제를 제도적으로 바로잡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8년 동안 강단에서 회계학을 가르친 이 교수는 금융당국과 시장에서도 손에 꼽는 전문가로 사회 초년병 시절 삼일PwC에 몸담기도 했다. 이 교수는 “조선·건설 등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회계처리 문제가 계속 불거지고 있는 만큼 책임 소재를 확실하게 가릴 수 있도록 공인회계사회를 중심으로 ‘한국형 감사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통해 회계사가 사회적으로 선망받는 직업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회계업계에서는 유력 인사의 출마 선언으로 경쟁이 과열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한다. 지난해 6월 한국세무사회장 선거 때는 관료 출신의 유력 후보 2명이 유례없는 비방전을 벌이면서 ‘진흙탕 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관세청장을 역임한 백운찬 후보가 당선된 뒤 지방국세청장 출신 조용근 후보는 선거 운동 과정에서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는 이유로 세무사회에서 제명 처분됐다. 이와 관련, 최 전 장관은 “단지 자리를 얻기 위해 출마하는 것이 아니므로 과열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교수 역시 “다른 후보에 대한 이의제기와 비방 없이 규정대로 선거 운동을 해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