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지틀먼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기자들에게 “다른 사람을 데려와 방금 자른 사람 수준으로 훈련시키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하루 아침에 가능한 일이 아니다. 후임자가 업무를 파악하려면 3~4개월, 아니 5~6개월이 훌쩍 지나간다”고 말했다. 기존 직원들을 유지한 결과, 한때 지지부진했던 팬서스는 비록 아쉬운 패배를 당하긴 했지만 슈퍼볼 무대까지 오를 수 있었다. 그렇다면 지틀먼이 전통적인 방식을 따랐다면 캐롤라이나가 우승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물론 결과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연구 결과와 실제 사례에서, 새로운 리더가 물갈이를 해야 할 만한 좋은 근거들이 발견되고 있다.
자신의 뜻에 따라 고위 관리자들을 교체할지, 아니면 경험 많은 기존 인사들을 안고 갈 것인지 여부의 결정은 리더들이 내려야 한다. 고위 경영진의 수명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 리더들은 그 같은 결정을 더욱 자주 내려야 한다. 미시간 대학교 경영학 교수 노엘 티쉬 Noel Tichy-잭 웰치 Jack Welch 회장 시절 뉴욕 크로튼빌 Crotonville에 있는 제너럴 일렉트릭 인재 교육센터를 운영했다-는 경영진이 따라야 하는 기본 원칙을 설명하며 “자신만을 위한 팀을 꾸리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가 코치이자 컨설턴트로 많은 CEO들의 이동을 옆에서 지켜본 결과다.
티쉬 교수는 1999년 포드 CEO에 오른 자크 나세르 Jacques Nasser를 조심스럽게 예로 들었다. 나세르는 포드의 경직된 문화를 재정비할 뜻을 갖고 있었지만, 전임자로부터 물려받은 팀을 그대로 활용하고자 했다. 그러나 오래된 직원들은 조직 문화의 변화를 거의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다수 시도가 무산됐고, 사내 정치 또한 나세르의 노력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다. 그는 34개월만에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다.
경영학 교수 아이즈 카라에블리 Ayse Karaevli와 에드워드 자작 Edward Zajac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외부 CEO가 경영승계 초기에 회사 임원진을 교체했을 땐 내부 출신보다 더 큰 성과를 낸다고 한다. 그러나 내부 신임 CEO가 중역들을 교체했을 땐 어떤 결과가 나타날 지에 대한 연구 결과는 아직 없다. 그렇다면 이들에게도 같은 원칙을 적용할 수 있을까? 최근 사례를 보면 리더들은 그렇게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잭 도시 Jack Dorsey는 지난해 10월, 당시 심각하게 도움이 필요했던 트위터의 정식 CEO에 올랐다. 그 후 최고 경영진 4명이 바뀌었다. 물론 효과를 가늠하기엔 아직 이르다. 브라이언 코넬 Brain Cornell은 2014년 중반, 역시 어려움을 겪던 타깃 Target의 수장을 맡았다. 그 후 최소한 5명의 최고 경영진이 회사를 떠났고, 최고재무책임자(CFO)도 다른 자리로 전보 발령이 났다. 그리고 세이프웨이 Safeway 출신 경영진 두 명이 고위직을 맡았다.
타깃의 주가는 코넬이 책임을 맡은 이후 S&P 수익률을 훨씬 웃돌았다. 다른 예를 보자. 2년 전 더그 맥밀런 Doug McMillon이 월마트 최고경영자가 된 이후 4명 이상의 임원들이 회사를 떠났다. 대표적으로 미국 매장 책임자도 퇴사했다. 월마트의 주가는 현재 S&P보다 못한 상황이다. 하지만 월마트 같은 대기업이 방향을 바꾸려면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리더십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단순한 원칙에 따라 내리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훌륭한 리더들마저도 “사람을 교체하는 게 가장 힘든 일”이라며 “때문에 그 일을 너무 오랫동안 미룬 것을 후회하게 된다”고 말하곤 한다. 여기서 생각해봐야 할 교훈은? 경영진 교체 결정을 피할 수 없다면, 최대한 당신의 판단력을 믿어라. 가장 힘든 결정이 최선의 결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라.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By Geoff Colv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