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HPE의 기업 서비스 부문 분사는 휘트먼 HPE CEO의 새로운 승부수로 평가된다. HP는 지난 2008년 IBM과 경쟁하기 위해 일렉트로닉데이터시스템을 140억달러에 사들였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소프트웨어와 서버·스토리지 등 기업고객을 전담하는 HPE와 PC·프린터 등 소비품 제조사인 HP로 회사를 분리했다. 모바일 부상과 함께 사양산업이 된 PC사업을 떼어내 IT 서비스 부문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이번 분사·합병작업도 성장산업으로 꼽히는 기업 서비스 부분의 선택과 집중을 위한 포석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분사로 남게 되는 HPE는 소프트웨어, 서버 시스템, 네트워킹, 스토리지 하드웨어에 집중하게 된다. HPE는 분사 전 2만5,000명에서 3만명의 직원을 해고하는 구조조정도 단행할 예정이다. CSC도 HPE와의 합병 이전에 정부서비스 부문을 분리해 SRA인터내셔널과 합병한다.
휘트먼 CEO는 지난 20011년 취임 이후 네트워킹 기어, 서버, 스토리지 하드웨어를 판매하는 중국법인의 지분을 23억달러에 매각하고 인도 아웃소싱 기업인 엠퍼시스 지분을 블랙스톤그룹에 8억2,500만달러를 받고 매각하기로 하는 등 비주력사업 정리에 매진해왔다. 휘트먼 CEO는 “우리는 좀 더 한정된 분야에 집중하는 거대회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WSJ는 “이번 HPE 분사와 합병은 기업 서비스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업들의 지출감소와 함께 전통적 데이터센터가 클라우드컴퓨팅으로 대체되면서 HPE도 클라우드 부문의 강자인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한판승부를 벌여야 할 처지가 됐다는 것이다. IT 조사업체 IDC의 크로포드 델 프리트 애널리스트는 “두 회사의 합병은 멋진 결혼”이라며 “HPE는 더 효율적이고 수익성 높은 회사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HPE는 이날 2·4분기 매출이 시장 예상치(123억달러)를 웃도는 127억1,000만달러로 전년보다 1.3% 늘었으며 같은 기간 순이익은 3억2,000만달러로 5% 증가했다고 밝혔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