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농약소주 사건’의 피의자가 조사 과정 중 숨진 주민으로 드러났다./출처=이미지투데이
경찰이 경북 청송에서 일어난 ‘농약소주 사망사건’ 피의자로 수사과정에서 음독해 숨진 70대 주민을 지목했다. 경북지방경찰청과 청송경찰서는 청송 농약소주 사망사건 피의자가 주민 A(74)씨라고 2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평소 자신의 아내가 농한기에 마을회관에서 화투놀이를 즐기는 데에 불만을 품어오던 중 소주에 메소밀(고독성 농약)을 투입, 지난 3월 9일 오후 9시40분쯤 주민 2명에게 준 혐의를 받았다. 이후 피해자 1명은 숨졌고 나머지 1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의식을 되찾았다.
A씨는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앞두고 같은 달 31일 축사에서 역시 고독성 농약을 마신 뒤 당일 숨졌다. 경찰은 A씨가 지병이나 자살할 만한 동기가 없는데 갑자기 숨진 것을 수상히 여기고 그의 혈액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 의뢰했다.
혈액에서 피해자들이 마신 농약과 같은 성분이 검출되자 경찰은 압수수색영장을 받아 A씨의 시신을 부검하고 주거지, 축사 등을 수색했다. A씨가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앞두고 있었던 점, 아내의 잦은 마을회관 출입에 불만이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점 등 정황을 종합해 그를 용의 선상에 올려놓고 조사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 정황과 증거를 종합할 때 A씨를 유력한 피의자로 특정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유사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해 지자체와 협력해 도내 9,558개 마을회관ㆍ경로당에 대한 방범안전진단을 실시했고, 폐쇄회로TV(CCTV)가 없는 곳에 CCTV설치를 추진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련기관과 협의해 판매ㆍ사용이 금지된 고독성 농약을 수거키로 했다. 이외에도 경찰은 피해자 가족 및 마을 주민 전체를 상대로 한 심리치료 등 보호활동을 벌일 방침이다.
/김나은 인턴기자 babye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