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지(왼쪽부터)와 장수연, 이정민, 김보경이 26일 E1 채리티 오픈 포토콜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보경은 2013년 초대 대회 우승자다. /사진제공=KLPGA
경기 이천의 휘닉스스프링스CC는 지난해 12월 중부고속도로 남이천IC가 개통되면서 접근성이 크게 좋아졌다. 서울에서 골프장까지 가는 시간이 20분 이상 단축돼 강남에서 45분이면 도착한다. 남이천IC에서는 1분이면 골프장 입구다. 지난 25일에는 퍼블릭 전환 승인을 받아 회원제에서 곧 퍼블릭 골프장으로 운영된다. 환경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모두 가까워진 것이다.
휘닉스스프링스CC는 골프팬들에게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E1 채리티 오픈(총상금 6억원)의 대회장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올해로 4년째 이 코스에서 대회가 열린다. 구자용 E1 회장은 3월 KLPGA 회장 임기를 마쳤지만 대회는 유지하기로 했다.
‘가까워진 E1’에서 김하늘(28·하이트진로)과 김지현(25·한화)은 각기 다른 의미의 첫 승을 노린다. KLPGA 투어 통산 8승의 김하늘은 지난해 일본 진출 후 국내 무대 첫 승, 김지현은 KLPGA 투어 데뷔 6년 만의 첫 승이 목표다. 상금, 대상 포인트, 평균타수 등 주요 부문 1위를 휩쓸고 있는 박성현(23·넵스)이 휴식을 택했지만 김하늘·김지현과 이정민(24·비씨카드), 조윤지(25·NH투자증권), 장수연(22·롯데) 등의 ‘아이언 전쟁’으로 필드는 더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휘닉스스프링스CC는 그린이 까다롭기로 악명높다. 둔덕이 워낙 많아 3퍼트, 4퍼트도 예사다. 편한 자리에 볼을 갖다놓는 게 관건이라는 얘기다. 디펜딩 챔피언 이정민도 “그린이 정말 어렵다. 아이언 샷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윤지는 이정민과 함께 투어에서 가장 정확한 아이언 샷을 자랑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8홀 연속 버디 신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상금 3위 이정민은 시즌 2승, 조윤지는 시즌 첫 승에 도전한다.
김하늘도 이 대회에 강했다. 일본 진출 전인 2014년에 준우승했고 지난해는 공동 6위에 올랐다. 8개월 만에 출전하는 국내 대회지만 우승 후보로 꼽히는 이유다. 김하늘은 일본 필드 적응기를 마치고 올 시즌 상금 2위를 달리고 있다. 일본 진출 초반에는 솟아오른 형태의 그린이 대부분인 환경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높게 띄우는 아이언 샷을 터득한 뒤 우승 경쟁 횟수가 크게 늘었다. 김하늘의 업그레이드된 아이언 샷을 확인할 기회다. 지난해 KLPGA 투어 6개 대회에 출전했고 올해는 첫 나들이다. 김하늘은 “아이언 샷 실수를 없애기 위해서는 최대한 좋은 곳에 볼을 보내놓아야 한다. 그래서 티샷에도 신경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지현도 아이언 샷을 잘한다. 지난주 ‘장타여왕’ 박성현과의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결승에서 20~30야드나 뒤처지는 드라이버 샷 열세를 정교한 아이언 샷으로 만회하며 접전을 펼쳤다. 막판 실수로 다잡았던 데뷔 첫 승을 놓쳤지만 샷 감만은 누구보다 올라와 있다. 지난해 박성현도 마지막 홀 1m 버디 퍼트를 넣지 못해 데뷔 첫 승을 미뤘다가 2주 뒤 열린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한을 풀었다.
박성현이 빠진 사이 상금 2위 장수연은 시즌 3승을 노린다. 최근 2개 대회에서 우승과 3위로 꾸준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4승을 올린 박성현(약 5억2,700만원)과의 상금 격차는 약 1억4,500만원이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