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욱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회장(현 SK하이닉스 대표)은 26일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결국 한국 업체의 자체 경쟁력을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날 세계반도체협의회(WSC) 총회 창립 20주년을 맞아 서울 광장동 쉐라톤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가해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방안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중국정부의 지원이 투명하고 비차별적으로 이루어지길 바란다”며 “한국 업체들의 자체 경쟁력을 높여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반도체 성격에 따라 투자와 기술개발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박 회장은 이어 “투자는 외부에서 받을 수 있지만 기술개발을 위해서는 좋은 인력들이 와야 한다”며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WSC 총회에서 한·미·일·EU·중·대만 6개국은 ‘서울선언문’에서 관세 및 무역 장벽 철폐를 통한 무역 자유화와 지적재산권 보호 등을 위한 상호 협력을 약속했다.
이는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탓이다. 특히 중국이 공격적으로 ‘반도체 굴기’를 내세우면서 국가 간 경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중국 최대 반도체 기업인 칭화유니그룹의 모회사 칭화홀딩스는 최근 미국 반도체 회사 마블 테크놀로지 지분을 추가로 매입해 지분을 8.65%로 늘렸다. 중국 정부 차원에서도 반도체 산업 육성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데 중국 정부는 지난 2014년 국가 차원에서 반도체 펀드를 출범시켜 지난해 말까지 220억 달러를 출자했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이러한 중국의 적극적인 공세를 견제하며 중국의 반도체 산업 육성이 세계무역기구(WTO)의 보조금 규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와 장악하고 있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는 중국·일본·대만이 동맹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