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주채무계열 평가가 마무리 단계에 도달했다”며 “이달까지 종결 짓겠다는 목표로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채무계열관리제도는 채권은행이 주요 대기업그룹의 재무구조를 매년 평가하고 재무상태가 악화된 그룹은 별도 약정을 맺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제도다. 매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는 총 39개 계열기업군 4,443개 기업을 대상으로 선정해 평가 중이다. 이들 계열기업군은 지난해 말 기준 금융회사 총 신용공여액이 1조3,581억원 이상인 곳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홈플러스·금호석유화학·태영 계열이 신규 편입된 반면 동부·현대산업개발·풍산·SPP·하이트진로 계열은 빠졌다.
은행들은 지난해 41개 주채무계열을 평가해 11개 대기업 계열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체결했다. 지난 2014년에는 42개 주채무계열을 평가해 이 중 14개 대기업 계열과 약정을 맺은 바 있다. 올해는 신규로 3~4곳의 대기업 계열이 신규 약정체결 대상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채권은행들이 이번 주채무계열 평가를 어느 때보다 엄격하게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해운·조선·철강·건설·화학 등 5대 취약 업종과 관련, 현금흐름 등 예년보다 재무상태를 더욱 자세히 들여다본 뒤 결론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대기업 계열과 마찰도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신규 약정체결 대상으로 거론되는 계열과 주채권은행 간의 의견다툼은 항상 발생한다”며 “올해는 기업 구조조정이 특히 사회적 이슈로 되고 있어 기업들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지난달 말 평가를 끝내고 이달 중 재무개선 약정까지 맺는 일정이 한 달가량 지연된 것도 기업과의 마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입장에서는 예비 부실기업이라고 낙인 찍힐 경우 앞으로 자금차입은 물론 경영 전반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주채무계열 평가가 종료되면 채권은행들이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이른 시일 내 진행하도록 할 예정이다. 다만 신규로 채권은행의 관리 대상에 포함되는 기업이 공개될 경우 경영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이유로 기업명을 공개하지는 않는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투자자에게 명확한 정보를 주기 위해 주채무계열 평가 결과를 공개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을 하지만 기업의 경영활동과 관련, 워낙 민감한 사안인 만큼 공개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강동효기자 kdhy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