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GBW 패널이 적용된 LG전자 TV(65UH6250) 모습. /사진제공=LG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TV 해상도 문제를 놓고 또다시 맞붙었다. 디스플레이 관련 규격을 제정하는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가 해상도에 별도의 선명도를 수치를 표기할 것으로 방침을 바꾸면서 양사가 서로의 입장이 맞다고 주장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24일(현지시간) 열린 ICDM 정기총회에서는 디스플레이 해상도와 관련해 TV 등 디스플레이 해상도에 ‘화질선명도(Contrast Modulation)’ 값을 표기하기로 했다. 해상도를 측정할 때 기준이 되는 ‘라인(Line)’의 숫자만을 세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디스플레이가 원본 해상도를 얼마나 잘 표현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화질 선명도를 밝히도록 한 것이다. 지금까지는 화질 선명도가 50%만 넘으면 별도 표시를 안 해도 됐지만 앞으로는 숫자를 써야 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LG전자가 주도하는 ‘RGBW 방식’을 두고 진정한 초고해상도 UHD 4K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RGBW 방식이란 TV 패널을 구성하는 한 화소(픽셀)에 빛의 3원색인 적색(R), 녹색(G), 청색(B) 등 3개의 부분화소(서브픽셀)로 구성된 RGB 방식에 흰색(W·White)을 추가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RGBW 방식의 디스플레이는 평균 60% 수준의 화질 선명도를 갖고 있어 평균 95% 수준의 화질 선명도를 갖는 RGB 방식과 달리 UHD 4K로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혀왔다. 삼성전자는 “ICDM의 이번 결정으로 작은 화질 차이도 명확하게 표기해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LG전자는 이번 회의를 계기로 RGBW 방식도 4K로 인정받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LG전자는 “RGBW가 4K가 아니라는 일각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RGBW 방식이 4K가 맞다, 아니다’라는 논란을 끝내고 4K라는 사실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ICDM 측정기준은 강제성은 없지만 회원사라면 채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