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3당이 원 구성 협상을 놓고 20대 국회 개원 첫날인 30일부터 협상에 나섰지만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청와대의 거부권 행사에도 불구하고 야권에서 “원 구성 협상은 법정 시한을 지키도록 하겠다”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사실상 2주간 진행돼온 원 구성 협상이 속도를 내지 못해 법정 시한 준수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기획재정위원장직을 놓고 거리를 두던 제3당인 국민의당이 관심을 보이면서 각 당 지도부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 3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회동을 갖고 원 구성 협상에 나섰지만 별다른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18개의 상임위원회 중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이 각각 8개, 국민의당이 2개의 위원장을 가져간다는 데만 합의를 이뤄냈다.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에서 한 발 물러난 모습을 보이면서 제1당인 더민주가 국회의장을 가져갈 확률이 높아졌지만 대신 새누리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운영위원회 등 국회 운영 전반을 담당하는 3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가져가겠다는 입장을 보임에 따라 협상이 더욱 진전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더민주는 국회의장과 법사위·예결위·운영위 3개 상임위 중 1개의 상임위원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3개의 상임위원장 자리를 전부 가져가겠다는 입장을 내놓자 “국회의장직을 포기하더라도 3개의 상임위원장을 가져가는 게 낫다”는 주장이 나왔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와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장은 사실 가져오더라도 이득이 되는 것이 없다”며 “우리가 19대 국회에서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그렇게 비판했는데 우리가 국회의장을 가져왔을 때 다시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기대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우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발언”이라며 “이미 더민주 내에서 국회의장 후보들이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데 원내대표가 국회의장을 포기해버리면 난감한 상황이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정부 부처의 예산을 담당하는 기재위와 구조조정 이슈를 담당하게 되는 정무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놓고서도 여야 간 신경전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더민주와 새누리당이 하나씩 기재위와 정무위를 양분하는 것으로 잠재적 협의가 진행됐지만 국민의당 내부에서 기재위원장을 가져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되면서다. 유성엽 의원은 이날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경제 상황을 점검하면서 정책정당으로 가려면 기획재정위가 중요하다”고 제안했고 일부 의원들이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