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이동 첫날 2만3000명 은행 갈아탔다

금융 소비자들 폭발적 관심

'계좌이동제' 시행 은행들 기존 고객들 붙잡자!
주거래은행을 손쉽게 바꿀 수 있는 계좌이동제가 시작된 30일 시중은행 직원이 고객에게 금리혜택과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주거래 우대상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송은석기자

계좌이동제 시행 첫날인 30일, 2만3,000여명에 달하는 고객이 주거래은행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계좌이동제란 주거래은행 계좌에 연결돼 있는 여러 개의 자동이체를 온라인으로 한 번에 다른 계좌로 옮길 수 있는 서비스로 고객들이 쉽게 은행을 옮길 수 있도록 해 은행 간 서비스 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이다. 이날 실제 계좌이동을 신청한 고객을 포함해 계좌이동 처리를 할 수 있는 페이인포(Payinfo) 홈페이지(www.payinfo.or.kr) 조회 수도 16만건에 달해 기존 은행 서비스에 실망하거나 새로운 혜택을 원하는 금융소비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30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결제원 등 관계기관에 따르면 평일 서비스 마감시각인 오후5시 기준으로 페이인포에 들어온 계좌이동신청은 2만3,047건으로 집계됐다. 계좌이동제의 대상인 수시입출금예금계좌 수가 약 2억개인 것을 고려하면 전체 계좌의 0.01%를 조금 넘는 수치다.

같은 시각 페이인포 홈페이지 조회 수는 18만3,570건에 달했다. 지난 7월1일 페이인포 홈페이지 오픈 당시 조회 수가 3만건이었던 것에 비하면 6배가 넘는 숫자라고 금융결제원 측은 밝혔다. 페이인포 홈페이지는 오전 한때 수만명이 동시에 접속하면서 서비스가 지연처리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유명 포털 사이트에서도 페이인포와 계좌이동제가 검색어 순위 1·2위를 다투는 등 계좌이동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다만 은행 점포에서는 내년 2월부터 계좌이동신청이 가능하기 때문에 아직은 관련 문의사항 증가 등 특별한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았다. 업계 판도가 뒤집어질 수 있다는 예상과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회의론이 엇갈리고 있는 은행 업계는 아직은 판단을 유보하고 고객들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계좌이동서비스가 단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어서 이에 따른 은행 고객들의 이탈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계좌이동이 한 번에 가능한 자동이체는 통신요금과 보험료·카드요금 등 3개 업종으로 전체 자동이체서비스의 67% 수준이지만 내년 6월부터는 신문요금과 학원비 등을 포함한 모든 자동이체를 한 번에 다른 계좌로 옮길 수 있다. 또 내년 2월부터는 전 은행 지점과 각 은행 인터넷뱅킹으로도 계좌이동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박윤선기자 sepy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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