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중심에 있던 ‘일베’ 상징 조각상이 결국 훼손됐다.

최근 홍익대학교 서울 캠퍼스 정문에는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저장소’를 상징하는 손가락 모양 조각상이 설치됐다. 이 조각상은 ‘일베’의 자음 ‘o’과 ‘ㅂ’을 본뜬 모양으로 주로 해당 사이트 회원들이 소속을 인증할 때 사용한다.

‘어디에나 있고, 아무 데도 없다’는 제목의 이 작품은 홍대 조소과 4학년 홍 모 씨가 전공 수업 과제로 제작한 것이다.

홍 씨는 일베는 이미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있는 현상이고, 부정할 수 없는 실재라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일베를 옹호하거나 비판하는 이분법적 해석을 위한 작품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홍대 조소과 측은 학기 초부터 출품 계획과 제작의도를 알고 상의 끝에 설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특정 지역 비하와 성차별로 물의를 빚는 일베를 상징하는 조각상이 대학 정문에 버젓이 설치된 데 대해 비판이 제기되며 논란에 휩싸였다.

일부 재학생들은 학교의 명예를 훼손시키고 있다며 분노의 표시로 조각상에 계란을 던지기도 했고 주변에 마련된 게시판에는 작품의 철거와 사과를 요구하는 쪽지들이 붙기도 했다.

결국 밤 사이 누군가 조각상을 훼손하여 바닥에 던져놓았다. 파손된 조각상 주변에는 ‘표현의 자유가 절대적 권리는 아니다’ 등의 메모가 발견됐다.

홍대 관계자는 논란 이후 교수진 등의 회의가 있었다며 오늘 오전 학과의 입장과 이 작품을 제작한 학생의 제작의도가 공식적으로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김나은 인턴기자 babye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