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은 이틀간 5차례의 사채권자 집회를 열고 올해와 내년에 걸쳐 만기에 이르는 회사채 8,043억원 어치를 채무 재조정하는 방안을 채권자들의 압도적 지지로 통과시켰다고 1일 밝혔다. 채권자들은 회사채의 50% 이상을 출자전환해 현대상선 주식으로 바꿔주면서 나머지 액수는 2년 거치 후 3년간 분할 상환하겠다는 회사측 제안을 받아들였다. 일부 채권자들은 집회 후 기자들과 만나 “현금으로 채권을 돌려받는 대신 향후 일정 조건에 따라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전환사채(CB)를 발행해줄 것을 경영진에 추가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충현 현대상선 최고재무책임자(CFO·상무)는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현대상선이 경영 정상화를 이루면 주식 가치가 큰 폭으로 뛸 수 있다.
현대상선은 채무 재조정을 마무리하면서 경영 정상화를 위한 한 고비를 넘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제 과제는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한 해외 선주와의 용선료 인하 협상을 마무리 짓는 일이다. 오는 9월이 기한인 새 해운연합(THE 얼라이언스) 가입도 중요하다. 김 CFO는 이와 관련 “용선료 인하 협상 타결 시점을 못 박을 수는 없지만 긍정적인 결과를 볼 것으로 기대한다”며 “현대상선은 재무구조도 한결 튼튼하고 수십 년간 해운업계에서 역량을 길러온 만큼 해운연합 가입도 성공할 것”이라고 했다.
현대상선은 2일 서울에서 자사가 속한 기존 해운연합인 ‘G6’ 선사들과 만나 하반기 연합 운영 계획을 의논한다. 이날 만날 선사들은 대부분 새로 출범한 THE 얼라이언스 소속이어서 자연스럽게 현대상선의 THE 가입 논의도 오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독일 하팍로이드를 비롯한 대부분의 선사는 현대상선의 가입을 환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