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삼성물산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일 대비 4.20%(5,000원) 내린 11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3개월 간 27% 하락했다.
기관과 외국인은 3거래일 연속 동반 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기관 295억6,339만원, 외국인은 45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반면 개인은 홀로 382억5,235만원 어치를 샀다. 제일모직과 합병 후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해 9월15일 11%에 육박했던 통합 삼성물산의 외국인 지분율은 이날 7.61%까지 떨어졌다. 전체 거래량은 최근 3개월 내 가장 많은 119만1,461주를 기록했다.
삼성물산의 주가는 법적분쟁, 1·4분기 실적쇼크 등의 영향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서울고법은 최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반대한 주주들에게 제시된 주식매수 청구가격이 지나치게 낮게 책정됐다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주식매수 청구가격을 당초 삼성물산이 제시한 주당 5만7,234원보다 높은 6만6,602원이 적정하다고 결론 냈다. 합병 당시 삼성물산의 시장 주가가 회사의 객관적인 가치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올해 1·4분기 실적도 부진했다. 삼성물산의 1·4분기 매출액은 전 분기 대비 10.2% 감소한 6조4,870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전 분기(-891억원)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를 나타냈다. 전년 동기 대비 수치는 제일모직과의 합병으로 인해 단순 비교가 불가능한 관계로 별도로 공시하지 않았다.
지분 52.13%를 보유한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이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탈을 가져올 것이라는 증권가의 분석도 하락세에 한몫했다. 자회사 상장이 모회사 주가 흐름에 호재로 작용하는 일반적인 통념과 다른 분석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증폭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용기 현대증권(003450) 연구원은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 주주이기 때문에 그동안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에 투자한 이들이 많았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하면 실적이 좋지 않은 삼성물산 때문에 가치가 희석되기 때문에 삼성바이오로직스에 직접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은 잇달아 삼성물산의 목표주가를 낮췄다. 현대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18만5,000원에서 14만7,000원으로, 동부증권(016610)은 15만6,000원에서 13만2,000원으로 내렸다.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주가 반등을 견인할 만한 사업적 상승 동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건설 부문 가치 하락으로 목표 주가를 내린다”고 설명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