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거제 대우조선해양에서 열린 대구급 신형 호위함 진수식에 모인 해군 수뇌부와 대구시·업계 관계자들이 대구함의 순항과 해군의 발전을 함께 외치고 있다.
한국 해군에서 대잠수함 작전 능력이 가장 뛰어난 함정으로 기대를 모은 대구급 신형 호위함이 2일 모습을 드러냈다. 해군은 이날 오후 거제 대우조선해양에서 인천급 호위함 batch-Ⅱ(FFG-Ⅱ)의 초도함인 대구함의 진수식을 가졌다. 이날 진수식 주빈은 권영진 대구광역시장. 미국제 구형 구축함인 ‘대구함(DD-917)’ 퇴역(1994년) 22년 만에 새로운 ‘대구함’이 건조됐기에 주빈으로 초청받았다.
새로운 대구함의 위력은 옛 대구함에 비할 바가 아니다. 물론 겉으로는 옛 대구함이 더 위풍당당하게 보인다. 2연장 5인치 함포를 갖춘 포탑만 3개. 새 대구함에는 같은 구경의 함포가 달랑 1문만 있을 뿐이다. 대공 무장도 외형상으로는 옛 대구함이 많아 보인다. 건조(1944년) 당시에는 40㎜·20㎜ 대공포를 수십 문씩 싣고 다녔다. 반면 새 대구함은 함포 외에는 이렇다 할 무장이 눈에 띄지 않는다.
레이더 피탐 면적을 줄이기 위한 스텔스 설계로 무장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전투함으로는 최초로 하이브리드 추진 체계를 갖췄다. 이는 항해의 정숙도를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새 대구함에는 보다 특별한 엔진이 달렸다. 미국 제너럴다이내믹스사 제품(LM-2500) 일색에서 영국 롤스로이스사제 가스터빈엔진(GT-30)이 장착됐다. 대잠수함 작전 수행을 위해 조용한 항해를 위한 진동 흡수를 무엇보다 중시 여겨 이 같은 엔진 시스템을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있다. 한국 해군 함정 중에서 가장 뛰어난 ‘귀’를 달았다. 선체 고정식 음파탐지기(소나·HMS)뿐 아니라 예인선 배열 소나(TASS)를 탑재했다. TASS는 썰매 형태의 소나를 긴 줄에 매달아 예인하는 시스템으로 보다 넓은 지역을 수색할 수 있다. 대잠수함 작전 능력만 따지면 새로운 대구함은 국내의 어떤 수상 함정보다 우수하다. 심지어 이지스함보다도 뛰어나다.
물 위의 펀치력도 뛰어나다. 함 번으로 ‘818’번을 받은 대구함의 무장에는 두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는 전술함 대지 유도탄. 국산 함대함 미사일 해성의 파생형이다. 아군의 함대나 대구함을 놀리고 날아드는 대함 미사일도 막아낼 수 있다. 대함유도탄 방어유도탄(SAAM)으로는 개발 단계를 밟고 있는 국산 해궁 유도탄 32발이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대함유도탄과 전술함 대지 유도탄은 별도의 발사관에, 잠수함용 홍상어 및 청상어 로켓, 해궁 미사일은 한국형 수직발사체계(KVLS)에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은 신형 대구함과 동급의 FFG-Ⅱ를 모두 8척 건조할 계획이었으나 변경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예상보다 차기 이지스함 건조 비용이 높아질 경우 이만큼의 물량이 건조될 가능성은 낮아진다. 반대로 함정 조기 건조로 국내 조선산업을 측면 지원하자는 논의가 현실화할 경우 보다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그만큼 국산화율도 높다.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hong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