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더멘털보다 사업개편 이슈 따라 희비...춤추는 삼성그룹주

'SDS' 물류부문 합병설에
'물산' 신저가 딛고 7% ↑
'SDS'는 10.78% 미끄럼
"비금융 계열사 중심으로
지배구조 정리 나서" 관측 속
변동폭 커져 투자자들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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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사업개편의 최대 수혜주로 평가되는 삼성물산(028260)과 삼성SDS의 주가가 하룻밤 사이 엇갈렸다.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물산은 전일 대비 7.02% 오른 12만2,000원을 기록한 반면 삼성SDS는 10.78% 하락한 14만9,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삼성SDS의 이날 종가는 지난 2014년 11월 상장 이후 최저가로 기록된다. 전일 삼성물산이 4.2%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던 것과 이날의 주가 움직임은 상반된 모습이다. 삼성그룹 계열사의 주가가 펀더멘털보다 사업재편 이벤트에 춤을 추는 취약함을 그대로 보여줬다.


삼성SDS의 주가 급락은 삼성물산에 물류 부문을 합병한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삼성SDS는 자사의 글로벌 물류BPO(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 부문을 분할해 삼성물산 상사 부문과 합병할 계획이라는 소식에 “사업 부문별 회사 분할을 고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공시했다. 반면 삼성물산은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요구에 대해 “현재 삼성SDS 물류 부문과의 합병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답변했다.

그동안 두 회사의 주가는 삼성그룹 지배구조와 사업재편 이슈에 의해서 좌우됐다. 삼성SDS는 2014년 11월 상장 직후 삼성전자(005930)와의 합병 이슈로 주가가 42만원 9,000원까지 치솟았지만 지난해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엔지니어링(028050)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지분 2%를 처분하자 주가는 급락했다. 삼성물산의 주가도 마찬가지다. 지난 5월 제일모직과의 합병 관련 항소심 이슈로 약세를 면치 못하다 최근 들어 건설바이오 부문의 실적 개선이 어렵다는 전망까지 겹치면서 1년 전과 비교해 주가가 반 토막 났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할 경우 삼성물산의 투자자들이 대거 삼성바이오로직스로 이동할 것이라는 증권가 분석도 주가 하락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날은 분위기가 달라졌다. 삼성SDS와의 사업 부문 합병을 두고 업계에서는 “삼성그룹이 비금융 계열사를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정리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며 삼성물산 주가는 오랜만에 훈풍이 불었다.

삼성그룹 계열사는 최근 수년간 그룹 구조개편 이슈로 주가가 결정되는 추세다. 구조조정으로 약세를 이어가던 삼성중공업(010140)은 3일 회사 자구안에 삼성그룹 계열사의 유상증자 참여방안이 포함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승세로 돌아서 전일 대비 6.77%나 올랐다.

삼성 지배구조에 대한 정보가 외부에 노출되지 않는 탓에 주가 변동 폭이 커질수록 투자자들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순환출자 등 기업 지배구조에 대한 규제안으로 여전히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한 가운데 지배구조 이슈나 사업재편 이벤트에 주가가 요동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전문가들은 삼성물산이 실질적인 지주사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향후 사업개편 과정에 건설·상사 부문의 실적이 여전히 불확실성으로 산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생명(032830)을 중심으로 금융계열사 지분확보를 진행했지만 새로운 회계제도 도입으로 금융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향후 비금융 계열사 중심의 구조변화가 선행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현재의 규제환경에서 삼성물산이 금융계열까지 아우르는 지주회사가 되기는 어려운 만큼 순환출자 해소를 통해 지배구조 변화를 원활히 실행할 수 있는 사전 준비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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