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15A03 쿠바
한·쿠바 간 관계개선에 물꼬가 트이면서 ‘마지막 블루오션’ 쿠바 시장의 국내 기업 진출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미국·쿠바 간 국교 정상화 행보가 시작된 후 이미 국내 기업들은 민간 차원 교류의 보폭을 조금씩 넓혀왔지만 미 수교국이라는 점 때문에 한계가 컸다. 그러나 정부의 적극적인 외교 행보로 국내 기업들의 진출 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산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5일 KOTRA와 산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부품)·가전제품·소비재·발전 인프라 등이 양국 간 관계개선 이후 유망 분야로 꼽히고 있다. 쿠바 정부가 향후 중고자동차 매매 및 수입자동차 거래에 대한 규제를 폐지할 방침인데다 관광용 렌터카 시장도 꾸준히 확대돼 완성차 및 부품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내 완성차 업체 및 부품 업체들이 발 빠르게 진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KOTRA의 아바나 무역관 관계자는 “최근 한국의 자동차 부품, 발전 장비 등과 관련한 기업 관계자들이 아바나를 자주 찾아 활발한 비즈니스 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성장에 따른 내수시장 확대 역시 국내 소비재 기업들에 호기가 되고 있다. 쿠바의 경제성장률은 지난 2012~2014년 1~3%선에 머물렀으나 지난해 외교 해빙 무드에 힘입어 4%대로 올라섰다. 한국은 2013년 기준 중국·베트남에 이어 쿠바의 아시아 3대 교역국 안에 들었지만 교역액은 연간 5,000만~6,000만달러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향후 연 7% 성장을 목표로 하는 쿠바정부 정책에 따라 내수가 확대되면 국내 가전 등 소비재 기업들의 수출 증가가 예상된다. KOTRA는 “쿠바의 주 외화수입원인 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호텔 및 리조트 건설로 냉장고·에어컨·TV 등 호텔용 가전수요 증가가 예상된다”며 “특히 자영업자의 소득증대로 가정용 가전도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국내의 현대·기아차,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표 자동차 및 가전 회사들에도 본격적인 기회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또 낙후된 인프라에 대한 투자 증가로 발전·건설 등도 유망업종으로 꼽힌다. 이미 현대중공업은 쿠바에 올해 초 디젤 발전기를 수출한 바 있으며 추가 수출을 위한 협상도 진행 중이다. 다만, 쿠바 진출에 걸림돌도 여전하다. 특히 수출 대금 결제와 관련해 국내 은행들이 신용장 거래를 꺼리고 있어 수출 기업들은 무역보험공사의 신용공여나 상사를 통한 간접거래에 의존해야 한다. KOTRA 관계자는 “기업들이 우선적으로 쿠바 정부가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분야를 겨냥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혜진기자 has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