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규모 다양화 등 차별화...KB·교보證 스팩시장 강자로 '우뚝'

대형 IPO 대신 틈새시장 공략
KB 5건·교보 4건 합병 성사

KB투자증권·교보증권(030610) 등 중소형 증권사들이 국내 스팩 시장에서 성공적인 인수합병(M&A) 실적을 올리고 있다. 무차별적인 상장을 지양하는 대신 스팩의 공모규모를 다양화하는 차별화된 전략이 주효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09년 12월 스팩이 국내에 처음 도입된 후 지금까지 스팩 상장 이후 기업과의 합병을 통해 변경 상장한 곳은 총 26개로 집계됐다. KB투자증권이 5건의 스팩 합병을 성사시키며 스팩 주관 증권사 중 가장 뛰어난 성과를 기록했다. 교보증권이 4건으로 뒤를 이었고 키움증권(039490)과 하나금융투자·현대증권(003450)이 각각 2건의 합병을 성사시켰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005940)·미래에셋증권(037620)·삼성증권(016360)·미래에셋대우(옛 대우증권(006800)) 등 대형 증권사들은 아직 합병 건수가 전무하거나 1건에 그치고 있다.

KB투자증권은 2014년 소프트웨어업체 알서포트와 합병한 KB스팩을 시작으로 케이사인과 합병 상장한 KB제2호스팩, 지난해 KB제3호스팩(프로스테믹스)과 KB제4호스팩(액션스퀘어)에 이어 지난달 KB제6호스팩이 모바일게임업체 썸에이지를 잇따라 증시에 입성시켰다. 여기에 KB제5호스팩과 합병을 결정한 보안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지란지교시큐리티가 최근 합병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고 오는 8월 상장을 기다리고 있다. KB투자증권이 대형사를 제치고 스팩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일찌감치 스팩에 특화된 사업조직을 구축하고 공모규모를 다양화하는 등 차별화된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졌기 때문이다. KB투자증권은 중소형 증권사로서 쟁쟁한 메이저 증권사들을 누르고 대형 기업공개(IPO)를 따내기 어렵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2011년부터 스팩 사업 강화에 주력해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기업금융본부에 속해 있던 주식자본시장(ECM) 조직을 별도의 본부로 분리, 격상시키고 IPO·자금조달·스팩 등으로 본부 내 업무를 세분화했다. 아울러 스팩의 종류를 100억·200억·300억원 등으로 나눠 합병대상을 다각화하고 먼저 상장된 스팩의 합병이 성사될 때까지 무리하게 추가로 스팩 상장을 하지 않는 점도 KB투자증권만의 차별화된 성공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김현상·송종호기자 kim0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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