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노계 좌장으로 꼽히는 이해찬 무소속 의원이 ‘반기문 대망론’과 관련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외교관들은 국내 정치가 요구하는 자질을 갖추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 의원은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주(州) 애넌데일의 한 식당에서 동포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외교관은 국내 정치와 캐릭터상 안 맞는다”고 밝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둘러싼 대망론에 선을 그었다.
이 의원은 이날 “(반 총장도) 국내 정치를 하는 데 과연 적합한지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며 “정치는 돌다리가 없어도, 물에 빠지면서도 건너가야 하는데 외교관은 돌다리를 두드리고도 안 건너간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외교관을 많이 봤지만 정치적으로 대선 후보까지 간 사람은 없었다”면서 “정치를 오래했지만 외교관은 정치에 탤런트가 맞지 않다”며 외교관 한계론을 거듭 펼쳤다.
이어 이 의원은 반기문 대망론도 반 총장의 의지가 아닌 언론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언론이 (반기문 대망론을) 붐업시키려는 의도가 강하다”면서 “여권의 대선 후보가 전멸하다시피 해 무주공산이 된 상황이니 그 공백을 메우려고 언론이 그렇게 하는 것 같다. 반 총장 본인도 ‘(언론이) 과민하게 보도하고 있다’는 얘기를 했다”고 언급했다.
이 의원은 8일 유엔본부에서 반 총장을 만난다. 이 의원은 “(8일 회동은) 그런 정치 얘기를 하는 자리가 아니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 자리는 아니다”라면서 “오래 못 봤는데 우리가 미국에 왔다는 얘기를 듣고 반 총장이 ‘차 한 잔 하자’고 연락해와 차나 한 잔 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반 총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외교부 장관을 거쳐 지난 2006년 유엔 사무총장에 선출됐다. 당시 이 의원이 국무총리로서 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반 총장 선출에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석기자 kada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