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를 비롯해 끊이지 않는 미술계의 위작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 유통업체 등록제 등 제도적 장치 마련이 추진된다. 다만 여전히 미술계에서는 새로운 규제에 반대하고 있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미술계의 오랜 병폐인 위작 유통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미술품 유통업체 등록제, 미술품 등록 및 거래 이력제, 미술품 공인 감정제의 도입과 위작 단속반 운영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미술품 유통업체 등록제는 비공개적으로 미술품을 사고파는 개인 딜러를 규제하기 위한 것으로, 이는 위작 유통을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도입돼야 할 제도라고 문체부는 보고 있다. 또 거래 대상 미술품 자체도 등록하게 한 뒤 유통 단계마다 내역을 기록하도록 하는 거래 이력제도 추진된다.

미술품 시장에서 계약서 없이 거래가 이뤄지는 점도 위작 발생의 한 원인이 된다고 보고 미술품 거래 표준 계약서를 개발·보급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표준 계약서에는 거래 당사자와 날짜와 장소, 가격 등을 구체적으로 명기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미술품 유통의 중요한 한 축인 감정에 대해서도 현재 민간단체에 의존하는 것에서 벗어나 공인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전문가 등으로 이뤄진 위작 단속반도 운영해 위작 거래를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문체부는 오는 9일 오후 2시 서울 대학로 이음센터에서 이러한 내용을 두고 ‘미술품 유통 투명화 및 활성화를 위한 정책 토론회’를 연다. 미술품 유통규제는 지난 10여년 위작논란이 있을 때마다 제기됐다. 하지만 미술 시장 위축을 우려한 미술계의 반대로 지금까지 유야무야됐다. 문체부 관계자는 “미술품 위작 문제뿐만 아니라 건전한 유통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며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야 올해 하반기에 구체적인 정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수문기자 chs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