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법원들이 다 큰 자식을 부양하는 데 지친 부모들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다 큰 자식을 더이상 먹여 살릴 필요가 없다는 판결을 내린 것. 사진은 마드리드에서 열린 경제 정책 항의시위에 참가한 청년들. /연합뉴스
스페인 청년실업이 악화되는 가운데 다 큰 자식을 부양하는 데 지친 부모들이 자녀를 먹여 살릴 필요가 없단 법원 판결을 받아내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6일(현지시간) 영국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지난달 스페인 북동부 카탈루냐 지방 지로나에서 아버지가 니트족인 18살 아들에게 돈을 주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같은 달 서부 폰테베드라 지역 법원도 24살짜리 아들을 재정적으로 지원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을 냈다.
니트족(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은 교육이나 훈련을 받지 않으면서 고용 상태가 아닌 청년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스페인에서는 ‘니니스(ni estudia ni trabaja)’라고 불린다.
2008년대 말 세계 금융 위기로 스페인의 청년 실업률은 45%로 훌쩍 뛰었다. 그리스에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로 높다. 30세 미만 스페인 청년의 80%가 부모와 함께 산다.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15~29세 청년의 19.4%은 니니스 족이다.
가정변호사연맹의 마리아 돌로레스 로사노 회장은 “부모에게 의존해 사는 ‘기생 자녀’가 늘어난 것은 의심할 여지 없이 경제 위기가 원인”이라고 영국 일간 타임에 언급했다. 그는 “독립적으로 살려는 노력 없이 부모에게 의지해 사는 것에 아무런 문제를 느끼지 못하는 세대”라며 “일부 부모들은 오히려 학대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진희인턴기자 jh694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