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로 내수침체와 경기불황을 뛰어넘어라’
글로벌 경제위기로 우리 경제에 낀 먹구름이 좀처럼 걷히지 않으면서 창업시장도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잇따른 소비 위축은 창업시장 전반에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고 신규 창업을 준비하며 브랜드 선정을 고심하는 예비창업자들 역시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시시각각 바뀌는 창업 트렌드 속에서도 차별화된 아이템은 진흙 속의 진주처럼 빛을 발하기 마련이다. 고정관념을 깨트리는 발상의 전환과 경쟁 브랜드가 따라잡을 수 없는 독보적인 마케팅 역시 불경기에도 창업시장을 주도하는 ‘강소기업’의 공통된 특징이다.
‘제13회 대한민국창업대상’에서도 이 같은 창업시장의 트렌드를 적재적소에 반영하고 과감한 마케팅을 펼친 기업들이 유독 돋보였다. 시대와 장소를 초월하는 창조기업 특유의 DNA는 불황에 더욱 경쟁력을 발휘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증명한 것이다.
‘죠스떡볶이’와 ‘바르다김선생’을 운영하는 죠스푸드는 후발주자라는 약점을 극복하고 기본에 충실한 메뉴와 체계적인 마케팅을 앞세워 한국을 대표하는 외식기업으로 부상했다. 떡볶이와 김밥은 대한민국의 산업화와 함께해온 국민음식으로 자리잡았지만 위생과 건강이라는 문제에 가로막혀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 죠스푸드는 건강한 식재료와 맛있는 즐거움을 모토로 분식을 음식으로 끌어올린 대표 브랜드가 됐다.
지난 4월27일 서울경제신문 본사에서 열린 ‘제13회 대한민국창업대상’ 심사에서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김갑용(왼쪽부터) 이타창업연구소장,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정해붕 산업통상자원부 사무관, 박재환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안수진 미소금융중앙재단 박사, 한상만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이 기업들이 제출한 서류를 검토하고 있다. /권욱기자
한국형 디저트 카페를 표방하는 ‘설빙’ 역시 여름철 계절메뉴였던 팥빙수를 글로벌 시장에서도 통하는 프리미엄 디저트로 승화시킨 주역이다. 시장을 개척한 뒤에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꾸준한 연구개발을 통해 아류 브랜드의 공세를 물리친 것도 설빙의 남다른 경쟁력으로 꼽힌다. 부산에서 출발해 글로벌 시장까지 진출한 토종 브랜드라는 점도 창업시장에는 지역과 국경이 없다는 명제를 증명하는 사례다.
베이커리전문점 ‘뚜레쥬르’는 가맹점주를 최우선으로 하는 상생과 화합의 경영을 통해 창업시장에 성공적으로 뿌리를 내렸고 ‘초록마을’도 친환경·유기농 식품의 대표주자로 부상했다. 건강과 웰빙이라는 키워드를 핵심 경영전략으로 삼아 곁눈질하지 않고 한우물만 판 결과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화수전통육개장’과 ‘삼대나주곰탕’ 역시 한식 세계화를 목표로 내걸고 K푸드 열풍의 차세대 주자를 예고하고 나섰다.
외식기업 일색이었던 창업시장의 업종이 다변화된 것도 올해 대한민국창업대상 수상기업들의 특징이다. 한국형 초음파진단기로 글로벌 기업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힐세리온’과 의류 전문 해외 쇼핑몰 ‘스토레츠’는 예비창업자들에게 새로운 창업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장 포화에 내몰린 레드오션을 과감하게 개척한 브랜드도 눈에 띈다. ‘훌랄라바베큐치킨’은 치킨시장의 과열 경쟁 속에서도 정도경영을 통해 가맹점주와 소비자 모두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로 자리잡았고 ‘커피베이’와 ‘셀렉토커피’도 국내 커피시장의 포화에도 지속적인 신메뉴 개발과 고객친화형 서비스를 통해 장수기업의 이정표를 다시금 제시했다는 평가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경기침체로 국내 창업시장 전반이 위축되고 있지만 본연적인 경쟁력과 기본에 충실한 사업모델이 결국 위기를 돌파하는 원동력”이라며 “혁신·상생·차별화를 갖춘 기업은 앞으로도 창업시장의 주류로 부상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