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오른쪽) 회장이 8일 경기도 판교에 위치한 SK바이오팜을 방문해 연구진으로부터 개발 중인 신약 물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잇달아 신성장사업 계열사를 방문하며 적극적인 현장경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정유화학과 통신·반도체 등 기존 주력사업에 더해 세계적인 경기둔화 우려 속에 그룹을 이끌어갈 신성장동력을 찾겠다는 각오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8일 경기도 판교에 있는 SK바이오팜 생명과학연구원을 방문해 구내식당에서 전 임직원 130여명과 오찬을 함께 하며 글로벌 신약개발 성과를 격려했다.
이 회사가 지난 3월 독자 개발한 뇌전증치료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안전성과 약효를 인정받아 뇌전증 신약 중 세계 최초로 임상 3상 시험 없이 신약 승인을 추진하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최 회장은 이날 “지난 1993년 신약개발이라는 영역에 도전한 후 실패를 경험하기도 했지만 20년이 넘도록 혁신과 패기·열정으로 지금까지 성장해왔다”면서 “앞으로도 혁신적 신약개발이라는 꿈을 실현해 바이오·제약산업을 선도하는 글로벌 제약회사로 성장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날 점심식사 후 임직원들과 일일이 기념촬영을 할 정도로 ‘스킨십 경영’에도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최 회장의 현장 행보를 보면 향후 SK그룹의 경영방향을 읽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 회장은 4월 SK인천석유화학과 SK종합화학 상하이지사를 열흘 간격으로 잇달아 방문해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특히 SK인천석유화학은 최 회장이 8년 전 방문한 뒤 처음으로 현장을 찾아 임직원들의 감회가 남달랐다는 게 그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회사는 SK에너지에서 분사한 뒤 줄곧 영업손실을 보이다 올 1·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해 사상 최대 규모인 1,2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곳이다. 최 회장은 당시 임직원들에게 “후배들이 선배들의 노력을 자랑스러워할 것”이라며 음수사원(飮水思源·물을 마실 때 그 물이 어디서 왔는지 근원을 생각함)’이라는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최 회장은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SK그룹의 새 식구가 된 SK머티리얼즈를 방문했다.
SK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 등 SK 최고경영진의 현장경영은 성과가 있는 곳을 반드시 찾아 임직원들을 격려한다는 뜻이 반영돼 있다”면서 “앞으로도 SK 임직원들의 성공 스토리를 지속적으로 찾아 확산시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