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경주시에서 발굴된 신라 시대 여성 유골을 토대로 컴퓨터 기법을 활용해 당시 얼굴 모습을 복원했다. 사진은 복원한 얼굴. /출처=서울대
경주시에서 발굴된 신라 시대 여성 유골을 토대로 당시의 얼굴 모습을 복원했다. 서울대 의대 법의학연구소는 연세대, 이화여대, 성균관대, 신라문화유산연구원 등과 공동 작업해 국내 최초로 이 같은 성과를 냈다고 8일 밝혔다.
연구진은 2013년 경주시 도로공사 중 발견된 유골을 이용해 신라 시대 당시 사람의 체질, 얼굴 생김새, 식생활, 유전자 등 신체 정보를 파악하기 위한 머리뼈 및 얼굴복원, DNA 분석을 시도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발견된 뼈의 주인은 30대 후반 여성으로 사망 당시 키가 155±5㎝로 추정된다. 머리뼈가 부서진 채로 발굴돼서 뼛조각 복원을 먼저 시행했고 컴퓨터 단층촬영(CT)을 이용해 3차원 스캔 작업을 시행했다. 이어 3차원 컴퓨터 디지털 모델제작 프로그램을 통해 생존 당시 여성 얼굴을 최종 복원했다. 복원된 얼굴을 더욱 현실감 있게 표현하기 위해 디지털 일러스트레이션 기법까지 동원해 머리카락, 눈썹, 입술 등을 제외하고 얼굴색을 입히기도 했다.
그 결과 신라 시대 여성 얼굴은 현대 여성보다 전체적인 머리뼈가 앞뒤로 길고, 좌우로는 좁고, 위아래로는 짧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마는 뒤로 많이 경사진 형태였고 얼굴 뼈 윗부분은 현대 여성에 비해 좁았다. 얼굴 모양은 전반적으로 갸름했다.
신동훈 서울의대 법의학연구소 교수는 이번 연구에 대해 “우리나라 고고학 발굴 현장 수습한 인골에 대한 연구는 선진국에 비해 뒤처져 있다”며 “이번 연구는 급속히 발전한 3차원 스캔 기술, 컴퓨터 디지털 모델링 기법을 이용해 국내 최초로 머리뼈 복원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자평했다. 또한 “각기 다른 분야의 관련 연구자들의 협력을 통해 의미 있는 분석 결과를 내놓을 수 있었다. 다만 신라 시대 유골 한 개체에 대한 결과이므로 앞으로 다양한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진희인턴기자 jh694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