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선주 다나오스, 한진해운 구세주 될까

한진해운 최대 선주사로
용선료 협상 우호적 입장
양사 신뢰관계도 두터워



한진해운이 사운을 건 용선료(배를 빌리는 비용) 인하 협상에 돌입한 가운데 그리스계 선주사인 ‘다나오스’가 한진해운의 우군(友軍)으로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나오스는 앞서 현대상선 용선료 협상에서 막판까지 강경한 입장을 보인 영국계 선주 ‘조디악’과 달리 일찌감치 긍정적인 태도를 보여 용선료 조정 합의에 ‘숨은 공신’으로 평가 받았다.

또한 다나오스는 한진해운의 전체 용선 58척 중 13%인 8척을 빌려준 최대 선주사여서 다나오스의 행보가 다른 선주사들의 방침 결정에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운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8일 “다나오스는 한국 해운사들에 물려 있는 물량이 총 21척에 달할 정도로 많아 법정관리에 돌입할 경우 가장 큰 손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며 “해외 선주사들에도 ‘현대상선은 사실상 파산(bankruptcy) 상태에 이른 기업인만큼 예외적인 인상료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직접 설득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다나오스가 이 같은 논리를 한진해운에도 그대로 적용하면 용선료 협상에서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는 게 해운업계의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만약 한진해운이 용선료 인하 협상에 실패할 경우 법정관리로 보내 부실을 털어내고 이후 현대상선을 중심으로 합병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과 다나오스의 오랜 인연을 바탕으로 한 신뢰관계도 향후 용선료 협상의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다나오스 창업주인 디미트리 코우스타스의 아들인 존 코우스타스 다나오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990년 아버지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아 컨테이너선 전문 회사로 변신을 선언하고 7척의 2,700TEU급 소형 컨테이너선을 사들였는데 당시 이 선박을 5년간 빌려간 곳이 한진해운이었다. 현재 59척의 컨테이너선을 거느린 세계 최대 규모 선주사로 발돋움하는 발판에 한진해운과의 협력 관계가 있었던 셈이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해운 시장에서 쌓아온 신뢰로 용선료 협상을 마무리 짓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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