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60조9,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7,000억원 늘었다.
가계대출은 금융당국이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을 2월 수도권에, 5월부터는 지방에 적용하는 등 가계부채 억제에 나섰지만 여전히 증가 폭을 키우고 있다. 3월 전월 대비 4조9,000억원 늘었던 은행 가계대출은 4월에는 5조2,000억원, 5월 들어서는 증가 폭을 더욱 커졌다.
5월 가계대출이 늘어난 가장 큰 원인은 마이너스 통장 대출 등 신용대출 때문이었다. 5월 은행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4조7,000억원 늘어 전월 대비 1,000억원 늘었을 뿐이지만 마이너스 통장 대출 등은 2조원 늘어 지난해 10월(2조원)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 10월에도 명절 효과,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등의 영향으로 가계의 신용카드 사용액 등이 늘면서 마이너스통장 등 신용대출이 많이 늘었는데 5월도 가정의 달이라는 계절적 요인에 임시공휴일 효과가 겹치면서 신용대출이 많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5월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20.8% 증가했다. 카드 국내승인액은 22.7%, 백화점 매출액은 1.5% 각각 늘었다. 이 같은 소비 증가가 결국 가계의 가처분 소득이 아닌 신용대출로 이뤄진 셈이다.
기업대출은 전월에 비해 증가 폭이 줄었다. 5월 은행 기업대출 증가액은 3조3,000억원으로 4월(6조7,000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4월 2조원 증가했던 대기업 대출이 5월 들어서는 전월 대비 4,000억원 감소했다. 중소기업 대출 증가액도 3조7,000억원 늘어 전월 증가액(4조7,000억원)을 밑돌았다. 간접금융 시장에서의 기업 자금 조달액도 줄었다. 회사채 순발행액은 전월 대비 6,000억원, 기업어음(CP) 순발행액은 4,000억원 각각 감소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