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의 혁신

속보와 유명인들과의 불화, 그리고 정치적 혁명 덕분에 트위터는 미디어 강자로 거듭났다. 그러나 목표를 잃은 경영 탓에 트위터는 엉망이 되기도 했다. 탄생 10주년을 맞은 트위터의 CEO 잭 도시가 어떻게 회사를 다시 정상 궤도로 이끌고 있는지 살펴본다.

지난 1월 트위터 사용자들에겐 쿰바야 순간(Kumbaya moment) (*역주: 미국 흑인 노예들이 “come by here my Lord! (여기에 임하소서)”라는 노래를 쿰바야라는 아프리카식 발음으로 불러 비롯된 단어. 현실은 어렵지만 희망을 가지면 꿈이 이뤄진다는 의미) 이 필요했다. 잭 도시 Jack Dorsey는 해결책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트위터의 공동창업자인 그는 CEO 직에 올랐다가 잠시 밀려났지만, 다시 이사회 의장을 거쳐 임시 CEO, 정식 CEO 보직을 맡았다. 그는 샌프란시스코 트위터 본사에서 열린 전원 참석 주간 회의에 야구모자와 흰 티셔츠, 형광색의 하이톱 스니커즈를 신은 채 참석했다. 그는 1,000여 명의 직원이 모인 이 스탠딩 회의에서 힘든 주를 보냈음을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이를 해결할 계획도 갖고 있었다.

전 주 일요일인 1월 24일, 트위터 최고 경영진 중 4명이 사임한다는 소식이 기사로 나가자, 도시는 간결하면서도 방어적인 해명 트윗을 올렸다. 외부에는 이 소셜미디어 기업이 인재들을 잃고 있으며 미숙한 대응을 하는 것처럼 비쳐지고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 대대적 개혁은 바로 CEO 도시의 계획 중 일부였다. 그는 직원들에게 이 계획을 자세히 설명했다. 그는 “임원진의 사임이 트위터 개혁의 일부”라고 밝혔다. 그러자 곧 회의는 트위터의 사기 진작 모임으로 돌변했다. 일반 직원인 엔지니어들과 영업직원들은 서로 연단에 올라 마이크를 잡고, 그들이 트위터에서 일하는 이유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트위터가 나의 삶을 바꾸어 놓았다”거나 “트윗 하나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거나 “주어진 사명에 대해 이렇게까지 믿음을 가져본 적이 없다” 같은 것들이었다).

은행가 출신의 CFO 앤서니 노토 Anthony Noto는 “이게 바로 우리다! 우리를 구제하러 올 사람은 없다”며 앞서 직원들에게 보냈던 메모를 다시 언급했다. 집회 구호 치고는 다소 부자연스럽게 들렸지만, 직원들은 약자를 자처하는 이 메시지에 사로잡혔다. 그리고 곧 환호가 이어졌다.

그 후 ‘#우리는 한팀, #직장을 사랑하라, #우리뿐이다’ 같은 트윗이 이어졌다. 기업 개발 및 전략 책임자인 제시카 베릴리 Jessica Verrilli는 “잭이 가장 빛나는 순간이었다. 전율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녀는 퇴사 후 몇 달 만에, 도시의 설득으로 최근 재입사했다.

이 같은 강렬한 열정이 바로 트위터가 필요로 하는 것이다. 사용자를 좀처럼 늘리지 못한 상황에서, 트위터는 공모가보다 30%나 급락한 주가와 임원진의 회전문 인사 등으로 지난 2년간 최악의 시간을 보냈다. 기업의 이 같은 문제들은 모두 공공연하게 드러났다. 트위터 기능 자체에도 문제점이 나타나, 영향력 있는 사용자들이 트위터의 단점들을 물고 늘어지며 몰락을 예측하기도 했다. 초기 투자자로, 현재도 상당한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크리스 사카 Chris Sacca는 “더 이상 얻어 맞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타격을 입었다. 그럼에도 트위터는 여전히 건재하다”고 말했다(사카는 트위터의 최악의 시기는 이미 지나갔다고 생각한다).

지난 3월 21일 10번째 생일을 맞은 트위터가 직면한 가장 골치 아픈 문제는 무엇일까. 설립 이후 줄곧 기업을 끈질기게 쫓아다녔던 ‘트위터란 무엇인가?’라는 존재론적 의문이다. 5년 전만 해도 도시는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한 회의에서 “트위터는 다른 시대의 각기 다른 사람들에게 각각 다른 모습으로 다가가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런 모호함이 기업에게 타격을 입혔다. 그리고 혁신 부진과 전략적 실수, 그리고 내부의 기능장애 같은 문제가 이어졌다. 2013년 11월 상장 이후 외부 검증을 받으면서 이 같은 문제들은 더욱 두드러졌다. 최악의 문제는 또 있었다. ‘상품’의 지속적인 진화와 완벽주의가 ‘금과옥조’처럼 인식되는 IT업계 문화에서, 트위터의 제품 개발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혼란스러운 풍선과도 같았다. 앞으로 나가지 않는다는 것도 분명했다.

전임 CEO 딕 코스톨로(오른쪽)는 트위터를 ‘매출을 일으키는 기업’으로 변신시켰지만, 제품 개발 측면에선 어려움을 겪었다. 잭 도시(왼쪽)는 지난해 10월 공식적으로 CEO로 복귀한 뒤, 트위터 제품 팀을 재정비했다.
전임 CEO 딕 코스톨로 Dick Costolo가 사임하고 몇 달 뒤인 지난해 10월, 도시가 공식적으로 다시 CEO에 올랐다. 그는 스퀘어 Square-도시가 설립한 지불결제회사로 지난해 상장했다-도 운영하고 있다. 도시는 지난 2월 마침내 성가시게 쫓아 다니던 트위터의 존재론적 문제에 대해 대답을 했다. 그는 “트위터는 살아있다. 실시간 논평이자, 살아있는 커넥션이며, 살아 숨쉬는 대화”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트위터 측은 도시와의 인터뷰를 차단했다. 그러나 포춘이 인터뷰한 광고주와 투자자들, 그리고 15명의 전 · 현직 직원들은 그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다. 그들 대부분은, 심지어 비판적인 이들조차도, 약간씩 내용은 달랐지만 “이 일을 해낼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바로 잭”이라고 입을 모았다.

문제는 누구나 이 일을 해낼 수 있느냐 여부다. 트위터는 국제적 토론에서 유용한 역할을 하며, 2015년에만 22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순 손실은 5억 2,100만 달러였다). 그러나 트위터가 이 성공신화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데 실패하면서, 미디어와 기술, 금융업계가 가졌던 높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트위터 스스로 가졌던 기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트위터의 실제 이용자 수는 월 기준으로 3억 2,000만 명 정도다. 인상적인 수치지만, 디지털 미디어 업계의 최강자와 낙오자를 구분하는 기준선인 이용자 수 10억에는 미치지 못한다. 알파벳 Alphabet의 사용자수는 70억 명이며, 페이스북은 20억 명의 이용자를 자랑한다. 3년 전 기업공개 당시만 해도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트위터의 이용자 수가 10억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후 이 기업의 상품은 오히려 침체기로 빠져들었다. 반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스냅챗 같은 경쟁업체들은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개선, 사용자들에게 더 필수적인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카니예 웨스트 Kanye West의 여과되지 않은 불평부터 도널드 트럼프 Donald Trump의 최근 보이콧 트윗에 이르기까지, 놀랍고도 기괴한 일들이 트위터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트위터는 여전히 장점도 많이 갖고 있다. 웹에서도 유통되고, TV에서 트윗 분석을 내놓으며, 심지어 다소 보수적인 신문에서도 인용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트위터의 브랜드 인지도가 95%에 달하는데도, 많은 일반인들-미디어와 금융, 사회활동, 스포츠, 정치 및 팝 문화 등에서 영향력이 그리 높지 않은 사람들-은 트위터 앱이 굳이 필요하지 않다고 여기고 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트위터의 가치를 125억 달러 정도로 평가하고 있다. 시가총액 4,940억 달러인 알파벳, 3,080억 달러인 페이스북과 비교하면 한참 못 미치는 셈이다.

그럼에도 슈퍼맨을 꿈꾸는 도시가 이끄는 트위터의 임원진은 포기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번이 이 기업에겐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다.

2011년 막 CEO에 오른 딕 코스톨로는 콘서트나 대규모 풋볼 게임 같은 실시간 이벤트에 초점을 맞춘 상품을 통해 한해 2,000만 달러 정도를 벌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거기에는 한 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이 같은 이벤트 상품이 존재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 목표에 대한 비전도 부재했다는 것이었다. 트위터가 한 일이라곤 흥미로운 콘셉트를 잡고, 매출 목표를 세운 것이 전부였다. 트위터의 상품 관리자들은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 보단, 광고주들이 2,000만 달러를 지불할 만한 상품을 개발하는데 노력했어야 했다. 기업 프로젝트에 익숙한 직원들은 “첫 번째가 매출, 두 번째가 상품이라는 태도가 바로 트위터 전략의 잘못된 모든 것을 한눈에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어떤 ‘이벤트 상품’도 만들어내지 못한 상황에서, 그 해 2,000만 달러 매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트위터 같은 기업들은 제품, 즉 앱이나 웹사이트를 구축한 후 기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느냐에 따라 생사가 갈린다. 그건 결코 과장된 말이 아니다. 실리콘밸리의 통념에 따르면, 분명하게 정립된 ‘비전’이 제품에 반영되어 있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더 나아가 매출보단 고객 경험에 반드시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 기업이 탐욕스러워지거나, 사용자가 원하는 바를 무시하면, 기업은 결국 종말을 맞게 된다. 사용자들은 매우 까다롭다. 마이스페이스 Myspace의 사례를 보라.

초창기 과열성장을 따라 잡는 과정에서 형성된 트위터의 문화는 선제적이라기보단 사후대응에 가까웠다. 이런 문화 탓에 트위터는 전 CEO의 표현처럼 “빠르게 급조한” 상품을 만들어 내는 데 급급했다. 이 점은 트위터의 또 다른 매력이었지만, 상품 관리자들이 야심 찬 장기 프로젝트를 구상할 수 있는 분위기를 저해하는 요소이기도 했다. 트위터의 가장 혁신적인 특징인 해시태그, @댓글, 리트윗 기능도 실제론 사용자들이 발명한 것이었다. 트위터 판매 부문에서 5년 6개월 가량 잔뼈가 굵은 COO 애덤 베인 Adam Bain은 “우리에겐 항상 오랜 시간을 들여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았다. 그러나 그 동안은 줄곧 다음 분기만 바라보고 달려왔다”고 말했다.

코스톨로는 ‘상품에 대한 비전’을 갖고 있진 못했지만, CEO로서의 강점은 있었다. 그는 간부들에게 관리하는 법을 가르치는데 능통했다. 또 트위터에서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냈는데, 그건 도시를 포함해 다른 두 CEO도 못했던 일이었다. 이 자유분방한 ‘실패한 고래(fail whaling)’ (*역주: 접속 폭주로 장애가 발생할 때 트위터 화면에 뜨는 고래 이미지) 신생기업을 상대적으로 안정시킨 것이었다. 그는 트위터가 매출을 창출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하도록 자극을 가했다. 2013년 상장 첫날, 주가가 73% 급등하며 시가 총액 220억 달러를 기록한 데에도 한몫을 했다. 그는 또 상장 때 제출한 서류에서, ‘트위터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단 네 단어로 절묘한 답변을 제시하기도 했다: 바로 대중성, 실시간, 소통, 광역성(public, real-time, conversational, and distributed)이다.

그러나 성공적인 IPO 과정에서도 사용자 확정성 둔화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는 불식되지 않았다. 성장 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코스톨로는 2인자인 COO 알리 로가니 Ali Rowghan를 트위터 상품 책임자로 지명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로가니를 ‘트위터의 해결사’로 불렀다.

로가니는 상품 엔지니어링 부서가 인원만 많았지,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그 어떤 문제에 대해서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로가니의 눈에는 모든 팀의 업무가 서로 중복되는 것처럼 보였다. 부서명에 ‘성장’이 들어있든 ‘타임라인’이 들어있든, 이들이 궁극적으로 하는 일은 모두 같았다. 결국 트윗이었다. 어느 팀에서든 1%의 사용자를 위한 새로운 기능 테스트는 ‘창조성 향상’이라는 명분 하에 허용되고 있었다. 그러나 이로 인해 협의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한번에 100건이 넘는 테스트가 진행되기도 했다. 한 전 임원은 “가설을 검증하기 보단, 다트 판에 무질서하게 다트를 여러 개 던지는 식으로 업무가 변질됐다“고 말했다.

게다가 트위터는 당시 정체성을 놓고 계속 씨름하고 있었다. 상장 후 6개월이 지나자, 회사의 최대 상품 계획은 더 이상 코스톨로가 주창한 “대중적이고, 실시간이며, 소통을 하고, 광역적인 ”특징에 부합하지 않게 되었다. ‘당신이 자리를 비운 사이(while you are away)’ 기능-사용자가 오랫동안 트위터에 접속하지 않았을 때 올라온 중요 트윗들을 모아서 보여준다-은 실시간과는 정반대인 서비스였다. 사용자끼리 주고 받는 1:1 메시지 기능인 ‘쪽지(direct message)’는 당연히 대중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반면 인스타그램과 스냅챗은 대중적이고 소통지향적인, 때론 실시간이라는 특성 때문에 주목을 받았다. 이들은 트위터가 차지해야 할 시장 점유율을 잠식해갔다.

2014년 5월 트위터 주가가 1월 최고가의 반 토막 이하로 추락하자, 코스톨로도 압박을 받았다. 그는 로가니가 맡았던 상품개발을 다시 직접 관리하고, 2014년 6월 12일 COO 직에서 물러나게 했다. 많은 내부자들은 과거를 회상하며, 코스톨로가 CEO를 사퇴하기 정확히 1년 전 그날을 거론했다. 바로 그날이 코스톨로가 직면할 미래에 대한 가장 분명한 시그널이 나온 때였다는 것이다. 한 전 임원은 “그날 모든 사람들이 딕이 겁을 먹고 불안해 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코스톨로는 이에 대한 코멘트 요청을 수 차례나 거부했다).

그 후 12개월 동안 이어진 높은 이직률과 임원진 교체는 트위터를 병들게 했다. 회사는 2명의 엔지니어링 부사장과 상품 책임자, 미디어 책임자, 제품개발 책임자, 엔지니어링 책임자를 교체했다(앞 페이지 타임라인 참조). 그렇게 지속성이 담보되지 않자, 제품 개발자들은 오히려 단기적인 시각에 매달리게 됐다. 한 전 임원은 “조직 개편이 계속 이뤄지면서, 새로운 기능에 대한 개발 작업이 ‘6개월마다’ 중단됐다”고 말했다.


조직의 기능장애는 지난해 5월 정점에 달했다. 이때 초기 투자자 사카가 회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블로그 글을 올렸는데, 그 길이가 미국 헌법보다도 길었다. 코스톨로를 사퇴시키라는 투자자들의 요구는 날로 거세졌다. 이후 6월 3일 열린 열린 주주총회는 코스톨로에게 아무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는 ‘모든 이를 그들의 세상과 연결시킨다(connect everyone to their world)’는 최신 비전만 반복했을 뿐이었다(AT&T 역시 비슷한 목표를 선언한바 있다).

결국 일주일 후 코스톨로는 사임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사임은 자신의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위터는 별 타격을 입지 않았다. 코스톨로는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함께 협력할 수 있는 훌륭한 리더들과 분명한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를 따르던 이들은 그 말에 어안이 벙벙했다. 그 후 최소 16명의 고위급 관리자와 임원들이 떠났고, 기업의 전략도 180도 바뀌었다.

잭 도시는 트위터가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마이크가 돼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그래서인지 트위터는 최근 사람들이 회사에 대해 불만을 터뜨리는 가장 강력한 마이크가 되고 있다. 1월 트위터가 별 모양의 ’즐겨찾기(favorite)‘ 버튼을 하트 모양으로 교체하자, 사용자들은 강력하게 항의를 했다. 트위터가 글자수 140자 제한을 해제 한다는 소문이 돌자, 트위터 세상을 뜻하는 ‘트위터스피어 Twittersphere’에서 거센 반발이 일기도 했다. 결국 도시가 직접 나서 트윗으로 해명을 해야 했다. 트위터가 빠르게 업데이트하는 트윗을 가지런히 정리하기 위해, 페이스북 같은 알고리즘을 채택할 것이라는 뉴스가 나오자 네티즌들은 분노에 휩싸였고, 화제가 되는 주제마다 #트위터는 죽었다(#RIPTwitter)라는 해시태그가 달리기도 했다.

골수 사용자들은 큰 변화에 대해 항상 격렬한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트위터 임원들이 전하고자 하는 진정한 메시지는 ‘트위터가 이러한 변화를 도입하는 속도’이다. 과거에는 알아채지도 못했을 만큼 작은 변화를 만드는 데에도 제품 관리자들이 모여 아주 오랫동안 논의를 했다. 그러나 기업 개발 책임자인 베릴리는 “최근 몇 주간 우리는 계속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것이 바로 현재 회사를 특징짓는 에너지이자 모멘텀”이라고 설명했다(또 다른 메시지는 변화가 실제 효과를 내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트위터는 하트 버튼 도입 이후 첫 주 사용률이 별 모양 버튼의 평균 사용률보다 6% 증가했다고 밝혔다).

변화를 단행하기에 앞서 트위터는 먼저 자체적으로 내부 정리를 할 필요가 있었다. 도시는 지난해 10월 4,200명의 직원 중 8%를 해고했다. 전 제품 관리자는 “해고된 사람들 중 일부는 뛰어난 인재들이었다. 하지만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을 몇 명씩이나 데리고 있을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 후 도시는 작동하지 않는 제품 프로세스를 손봐야 했다. 그는 애플의 전략을 차용해 ‘개인책임제 DRI(directly responsible individual)’를 채택했다. 이는 각 제품에 대해 책임을 지는 개인 결정권자를 지명하는 방식이다. 그는 또 디자이너들이 개발 프로세스의 초기 단계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시는 전체적인 트위터 경험 향상에 별 도움이 되지 않으면서 단기적 성과를 끌어 올리는 데에만 집중하는 기능들을 없앴다. 개인 트윗에 나타나는 ‘팔로우’ 버튼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직원들에게 전달하는 그의 메시지는 바로 ’과감하게 생각하라‘이다. 지난 1월 임원 퇴임행사에서 그는 ‘마음가짐: 성공의 신심리학 (Mindset: The New Psychology of Success)’이라는 책을 나눠주었다. 이 책에는 모호하지만 동기부여가 되는 구절, 즉 ’고인 물이 되는 것보단 흐르는 물이 되는 게 더 낫다‘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이 책에 따르면, 올바른 마음가짐이란 ’성장하는 마음가짐‘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도시는 마침내 지난 2월 ‘트위터는 살아있다’는 목표를 내놓았다. 그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진행되는 실시간 이벤트를 듣고 보는 것이 트위터의 힘을 이해하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밝혔다. 물론 맞는 말이다. 사람들은 속보를 접하거나, 슈퍼볼 같은 실제 상황을 경험할 때 트윗을 더 많이 한다. 그리고 급성장 중인 비디오 앱 페리스코프 Periscope-트위터가 지난해 인수했다-가 주로 실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회사 재편 후 마음가짐과 비전, 우선순위들을 새롭게 천명한 도시는 현재 인재 영입에 나서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전 구글 수석 부사장 오미드 코데스타니 Omid Kordestani를 회장으로, 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최고 마케팅 담당자 레슬리 벌랜드 Leslie Berland를 마케팅 책임자로, 또 전 애플 PR 책임자였던 내털리 케리스 Natalie Kerris를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로 영입했다. 그리고 그의 인재 발탁에선 베릴리의 재영입도 빼놓을 수 없다. 그녀는 “트위터에서 일한다는 건, 이 회사를 믿고 대단한 일을 창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만일 트위터가 ‘싫어하는’ 직장이라면, 사람들은 ‘직장을 사랑하라’고 강요하는 트위터 사무실의 수많은 파란색 네온 사인을 보면서 참으로 비참한 생각이 들 것이다. 게다가 불만이 가득한 직원들에겐 이직을 감행할만한, 자금이 탄탄한 신생기업들이 충분히 많이 있다. 실제로 우버나 리프트 Lyft, 슬랙 Slack 같은 영향력 있는 기업으로 옮긴 직원들도 많다(일부 트위터 직원들은 기업 메시지 소프트웨어 신생기업 슬랙을 ‘새롭게 떠오른 과거의 트위터(the New Old Twitter)’라고 부른다). 심지어 각기 다른 회사에 근무하는 수백 명의 트위터 출신 직원들이 전 직장 동료들에 대한 기사를 공유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슬랙 채팅방- ‘도망자들(Flown the Coop)’ 이라 불린다-이란 것도 있다. 그리고 트위터에 남아있던 직원들은 지난해 10월 도시로부터 커다란 감사 선물을 받기도 했다. 도시가 자신의 트위터 주식(기사 작성 당시 주식 가치 1억 2,200만 달러) 중 3분의 1을 직원들에게 나눠주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극적인 변화 속에서, 명성 높은 최고운영책임자(COO) 베인이 운영하는 트위터의 광고사업이 밝은 사업적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이 부문 매출은 58% 성장했다. 페이스북이 유명인들의 환심을 사려고 애를 쓰고 있는 와중에도, 트위터는 정치인, 비즈니스 리더, 운동선수, 그리고 카니예 웨스트 등이 중요한 발표를 할 때 찾는 수단으로 여전히 애용되고 있다. 웨스트가 공개적으로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에게 10억 달러를 달라고 요청을 했을 때, 그는 페이스북을 이용했을까? 아니다. 트위터를 이용했다. 광고 에이전시 R/GA의 미디어 및 커넥션부문 부사장 토니 에픽 Tony Effik은 “트위터에 광고를 게재하면, 공론을 이끄는 저명한 전문가나 리더들에게 도달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광고 스케일이 큰 건 아니지만, 영향력은 크다는 얘기다.

트위터는 현재 수익성이 좋지 않다. 그러나 회사는 현재 35억 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공매자들(short-sellers)이 과할 정도로 많은 트위터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만, 다수의 애널리스트들은 “주가가 최저점을 찍었기 때문에 이제 오를 일만 남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43명의 애널리스트 중 2명 만이 트위터 주식에 대해 매도 의견을 내놓았다. 선 트러스트 로빈슨 험프리 SunTrust Robinson Humphrey의 애널리스트 밥 펙 Bob Peck 은 “이제 실행할 일만 남았다. 단순히 보여주는 것 그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사카는 “10년간 존속해온 트위터는 우여곡절과 기능 장애를 겪고도 살아 남았고, 비슷한 규모의 신생기업 100곳도 제쳤다. 그 동안 숱한 어려움을 겪었지만 여전히 건재하다”고 말했다. 만약 도시가 ‘발 빠르게 급조한’ 트위터를 제대로 된 제품을 집중 생산하는 메카로 탈바꿈시키고자 한다면, 지금부턴 지난 몇 년간 저질렀던 실수들을 반복하지 말고 안정과 성장을 꾀해야 한다. 트위터는 하나의 견고한 브랜드이자 탄탄한 사업이다. 계량화할 수 없는 큰 영향력도 갖고 있다. 지금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상황인지 모른다. 그러나 슈퍼 파워의 위치는 여전히 요원한 상황이다.


여전히 인터넷에서 화제인 트위터
기업 경영에서 나타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트위터는 정치와 미디어, 예술계의 유명인들이 소식을 전하고 시대정신을 바꾸는 도구 역할을 하고 있다. 작년부터 올라온 트윗 가운데 세상을 바꿀 만한 세 개의 트윗을 소개한다.

오바마 대통령 President Obama @POTUS
멋진 시계다, 아흐메드*. 백악관에 가지고 와볼래? 너와 비슷한 다른 아이들도 과학을 좋아하도록 우리는 영감을 줘야 해. 그게 바로 미국을 위대하게 만드는 거란다.

리트윗 42만 4521건
좋아요 43만 9,999건
2015년 9월 16일

*역주: 아흐메드 모하메드는 집에서 만든 시계가 폭탄으로 오인 받아 체포·수감 당한 14세 무슬림 학생이다. 이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미국 사회 전반에 퍼진 이슬라모포비아(이슬람 공포·혐오증) 문제가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테일러 스위프트 Taylor Swift @taylorswift13
“당신이 원하는 사람이 그 누구든, 당신은 그를 선택할 수 있다. 남자도 남자를 만날 수 있고, 여자도 여자를 만날 수 있다.”

리트윗 10만 4,274건
좋아요 15만 7,036건
2015년 6월 26일


케이틀린 제너 Caitlyn Jenner @Caitlyn_Jenner
오랜 어려움 끝에 내 본연의 모습으로 살 수 있게 돼 너무 행복하다. 케이틀린의 세상에 온 것을 환영한다. 여성으로서의 내 모습을 얼른 보여주고 싶다(케이틀린 제너는 몬트리올 올림픽 10종 경기 금메달리스트로 성전환 수술을 한 인물이다).

리트윗 25만 5.410건
좋아요 40만 3,427건
2015년 6월 1일


... 그리고 돈을 구걸한 한 유명인의 트윗

카니예 웨스트 Kanye West @kanyewest
마크 저커버그, 카니예 웨스트의 아이디어에 10억 달러를 투자해 주세요.

리트윗 3만 8,276건
좋아요 6만 3,290건
2016년 2월 14일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BY ERIN GRIFF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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