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유조선 신규수주 대우조선 '아테네 낭보'

수천억대 계약 체결 임박
수주가뭄 해소 계기 기대



수주절벽에서 힘겨운 자구노력을 벌이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수천억원대의 초대형 유조선을 신규 수주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첫 대규모 상선 수주로 한국 조선 업계의 오랜 수주 가뭄을 해소할 중대한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8일(현지시간) 그리스 현지 조선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이 초대형 유조선 수 척을 건조하는 내용의 수주계약 체결을 곧 마무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확한 발주처와 수주액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수천억원대의 대형 계약으로 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이처럼 대형 계약 체결 임박으로 하반기 본격적인 수주 증가를 예고한 가운데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 조선·해운박람회(포시도니아) 2016’ 현장에서 기자와 이날 만나 “더 이상 채권단 자금 지원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자구안을 충실히 이행해 자력으로 경영 정상화를 반드시 이루겠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조선 시장 장기 침체에 따라 올해 수주목표를 108억달러에서 60억달러로 낮춰 잡았다”면서도 “(줄어든 목표지만) 이 같은 수주액을 달성해 채권단으로부터 이미 지원 받은 4조2,000억원에서 단 1원의 추가 지원도 받지 않겠다”고 각오를 말했다.


그러면서 “올 하반기는 상반기처럼 극심한 수주절벽 양상이 보이지 않을 듯하다”고 자신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우선 수조원대 부실의 주범인 해양플랜트 사업 비중을 축소하고 상선에 다시 집중하기로 했다.

정 사장은 “해양플랜트는 시행착오를 통해 경험을 쌓은 만큼 철수 대신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선택했다”며 “55대35 비율로 유지하던 해양플랜트와 상선사업 비중을 상선 60, 해양플랜트 30 정도의 비율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유가가 50달러선을 육박하면서 전세계 에너지 기업들이 다시 해양플랜트 투자 의사를 밝히고 있다는 것이 정 사장의 설명이다.

자회사 매각 등 자구안의 충실한 이행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정 사장은 강조했다.

그는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 매각 작업은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으며 특수선 등 방위산업 부문 분할도 속도를 내고 있다”며 “망갈리아 조선소는 이르면 올 3·4분기에도 매각 가능하고 방산 부문은 내년 하반기께 증시 상장을 완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생산설비 감축과 인력 구조조정도 조선 업계와 회사 상황을 고려해 차근차근 진행해나가기로 했다. 일부 사업은 외주화를 추진하고 도크 폐쇄도 채권단과 상의해 절차를 밟을 계획이다. 플로팅도크는 이미 매각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2019년까지 생산설비의 30%를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인력 효율화는 희망퇴직 대신 상시 구조조정 방식으로 진행하고 사무직에는 성과연봉제가, 생산직에는 직무급제가 도입된다. 정 사장은 “일부 사업 외주화와 상시 구조조정, 급여 체계 수술은 노조와의 합의를 거쳐 실시할 것”이라며 “기존 급여 체계의 비효율성에 대해서는 노조도 상당 부분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은 신입사원 초봉도 3,500만원 정도로 감액할 예정이다. 정 사장은 “국내 조선 산업 종사자들의 급여는 일본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10년·50년 후에도 조선 산업을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급여 수준 현실화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대신 “앞으로 들어올 직원들의 박탈감을 해소하기 위해 이들이 부장급이 되면 현재 부장급 직원과 동일한 수준의 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임금 체계를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테네=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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