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5A01 기업 구조조정 방안 주요 내용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가 총 10조3,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확정했다. 앞으로 최소 2~3년간은 정부의 추가 지원이 없다는 전제하에 비핵심자산 매각, 생산설비(20%) 및 인력감축(30%) 등을 통해 확보한 10조원 이상의 유동성으로 버티며 회생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조선을 포함한 해운·철강·유화·건설 등 5대 한계업종의 구조조정을 위해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를 통한 11조원 규모의 간접출자와 현물과 현금 등 1조원 이상의 직접출자로 ‘12조원+α’의 실탄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1차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기업 구조조정 추진계획 및 국책은행 자본확충 보완방안’을 확정했다. 유일호 부총리는 “엄정 평가, 철저한 자구계획과 손실분담, 신속집행이라는 3대 원칙에 따라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했다”며 “특히 해운·조선업종의 경우 더 이상의 추가 지원은 없다는 원칙 아래 강력한 자구책을 마련하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날 회의에서 구조조정의 투트랙 전략을 마련했다. 조선·해운 등 경기민감 업종의 신속한 구조조정을 위한 10조원대 자구책 마련과 금융시장 불안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정부와 한국은행의 폴리시믹스(Policy-Mix, 정책조합)을 통한 국책은행 자본확충이다. 정부 관계자는 “구조조정 상황이 악화될 경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5조~8조원 수준의 자본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동안 재원마련 방식으로 논란이 됐던 국책은행 자본확충펀드는 11조원 규모로 조성하기로 했다. 한은이 10조원을 대출하고 정부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후순위대출 1조원으로 보강하는 구조다. 추정된 자본확충 규모보다 충분한 규모로 조성하되 중앙은행인 한은의 손실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신용보증기금이 보증하고 구조조정 과정에서 필요한 자금은 캐피털콜 방식으로 필요한 만큼만 꺼내 쓰기로 했다.
정부는 이와 별도로 수출입은행에 1조원을 현물 출자하고 산업은행·수은에 추가로 넣을 재원(미정)을 내년도 예산안에 편성해 마련하기로 했다. 채권단의 일원으로서 국책은행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산은과 수은 전 직원의 올해 임금상승분 반납, 임원 연봉 삭감, 인력감축 등의 강력한 자구노력도 병행하기로 했다.
/세종=김정곤기자 mckid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