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인사이드] '중남미 교두보‘ 직접 챙기는 박중흠 삼성엔지 사장

볼리비아 비료플랜트 현장 점검
자원부국 콜롬비아 등 공략 구슬땀



박중흠 삼성엔제니어링 사장.링


해외 플랜트 사업 악화로 지난해 1조5,000억원에 가까운 영업 손실을 낸 뒤 1조2,000억원에 이르는 유상증자로 위기를 넘긴 박중흠(사진)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이 글로벌 현장을 누비며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박중흠 사장은 지난 8일 볼리비아 중부에 위치한 농업 도시 코차밤바주(州)로 해외 출장을 떠났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2년 볼리비아 국영 석유가스공사인 YPFB로부터 8억4,000만달러 규모의 암모니아·요소 생산 플랜트 건설 사업을 수주했는데 현장 점검 차원에서 직접 방문한 것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이 볼리비아에서 건설 중인 플랜트는 천연가스를 원료로 사용해 암모니아를 생산하고 이를 다시 요소로 전환하는 일종의 비료 플랜트 설비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이 사업을 설계와 조달·공사·시운전까지 모두 담당하는 일괄 턴키 방식으로 수주했다. 당초 예정보다 시기가 늦춰져 올해 말 완공 예정이다.

박 사장이 지구 건너편 볼리비아 현장까지 직접 찾은 것은 프로젝트의 상징성 때문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이 2012년 볼리비아 정부로부터 플랜트 사업을 수주한 것은 국내 업체로는 처음이었다. 볼리비아가 300년 가까이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터라 볼리비아를 비롯한 남미 플랜트 시장은 스페인 등 유럽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남미의 풍부한 자원을 보면서도 까다로운 입찰 조건들 때문에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베네수엘라와 브라질·콜롬비아와 같은 자원 부국을 공략하기 위한 교두보가 바로 볼리비아였다. 박중흠 사장이 볼리비아 프로젝트를 직접 챙길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과거에는 아랍에미리트(UAE)나 쿠웨이트와 같은 중동 지역에 프로젝트가 편중된 측면이 있었는데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중남미 지역을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실제로 최근 중남미 지역에서 연달아 신규 플랜트 사업 수주를 따내고 있다. 2014년 1월 칠레에서 4억4,000만달러 규모의 발전 플랜트를 수주했고 지난해 말에는 멕시코에서 5억5,000만달러 규모의 정유 플랜트도 수주했다. 박 사장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과거 대형 프로젝트 수행하는 과정에서 경험 부족이 있었다”면서 “유상증자 이후 회사 분위기가 호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