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교수팀이 국내 최초로 복강경과 로봇 수술 장점을 묶은 ‘하이브리드 수술법’을 도입했다고 10일 전했다. 이로 인해 시술이 복잡하고 어려운 췌장·담도 질환 치료도 종전의 방식보다 안전하고 쉬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이미지투데이
시술이 복잡하고 어려운 췌장·담도 질환 치료에 종전보다 정확하고 효율적인 수술법이 국내에도 도입됐다.장진영 서울대병원 간담췌외과 교수팀은 국내 최초 복강경과 로봇 수술의 장점을 하나로 묶은 ‘하이브리드 수술법’으로 췌·십이지장 절제술을 올해 초부터 시행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장 교수팀은 시행 결과를 분석해 내시경복강경학회 초청 강의에서 발표했다.
현재 대부분 복부 질환은 회복이 빠르고 미용상으로도 우수한 복강경 수술이 개복 수술을 대체하고 있다. 반면 췌장·담도에서 발생하는 종양은 수술 난도가 높아 복강경 수술마저도 극히 제한적으로 시행된다. 특히 췌·십이지장 절제술은 몸 속에서 자르고 남은 췌장관, 담도, 소장 등을 모두 연결해야 해 합병증 발생률과 사망률이 높다.
장진영 교수는 “복강경 수술만으론 1~2mm에 불과한 췌장 관을 소장과 완벽하게 연결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미국 등 췌장 수술이 활발히 시행되는 외국에선 복강경 수술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정교한 봉합 수술이 가능한 로봇 수술이 시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장진영 교수는 한 발 더 나아가 복강경과 로봇 수술의 장점을 모두 취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수술을 도입했다. 다각도에서 접근이 편리한 복강경 수술로 시술 부위를 빠르게 절제한 뒤, 로봇 수술을 이용해 매우 가는 췌장관 또는 담도를 소장에 연결하는 방식이다. 로봇 수술은 3차원 영상의 고해상도를 기반으로 10배 이상의 확대 영상을 제공하기 때문에 보다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는 게 장 교수의 설명이다.
하지만 비용 대비 효과에 대한 논란이 만만치 않다. 국내에선 아직 로봇 수술에 보험 적용이 되지 않고 있어서다. 이에 장 교수는 “물론 로봇 수술이 기존 수술과 비교했을 때 가격이 비싸 경제적 부담이 된다”면서도 “췌장·담도 수술처럼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수술에선 앞으로 그 사용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진희인턴기자 jh694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