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정권 연장을 위해 대선후보로 확정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중심으로 결집하고 있다. 선봉에는 50% 이상의 높은 지지도를 자랑하는 오바마 대통령이 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클린턴 전 장관 선거 캠페인 웹사이트와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려 “클린턴 후보보다 대통령 자리에 더 적합한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다. 나는 그의 편이다. 캠페인에 동참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직 대통령이 8년 전 자신과 대통령 후보를 놓고 경합을 벌였던 경쟁자에 대한 공식 지지를 선언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는 용기와 열정, 그 일(대통령직)을 해낼 수 있는 가슴이 있다”면서 “그와 20년 이상 토론했던 사람으로서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 선언은 클린턴의 당내 경쟁자인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과 백악관에서 회동한 직후 나왔다. 샌더스가 이 자리에서 사실상 경선 패배를 시인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동영상에서 샌더스 의원에 대해 “경제 불평등과 금권정치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고 젊은이들을 정치적 과정에 끌어냈다”고 평가하면서 “두 사람은 경선에서 라이벌이었지만 우리 모두 믿는 미국의 비전을 공유한다”고 말했다. 경선과정에서 불거진 당내 불협화음을 치유하고 본선 승리를 위해 손을 잡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오바마의 지지 선언에 대해 “세상 전부를 얻었다”고 화답했다. 경선 완주를 선언한 샌더스 의원도 이날 사실상 클린턴의 승리를 인정했다. 그는 “트럼프를 무찌르고 1%가 아닌 국민 모두를 대표하는 정부를 만들기 위해 클린턴 전 장관과 대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에 대한 민주당 공세수위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트럼프 저격수’로 불리는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민주당 상원의원이 트럼프를 ‘사기꾼’으로 몰아붙이며 공세에 나섰다. 의회전문지 더힐에 따르면 워런 의원은 미국헌법학회 연설에서 “트럼프는 인종차별을 일삼는 끔찍하며 자극에 민감한 사기꾼”이라고 비난했다. 멕시코계 연방판사에 대한 트럼프의 발언을 겨냥한 것이다. 미 언론은 클린턴이 대선후보 확정으로 한숨을 돌렸지만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e메일 스캔들’ ‘벵가지 사건’ 등 자신을 둘러싼 추문을 극복하는 것이 최대 과제다. 클린턴이 샌더스를 러닝메이트로 지목해 기득권 이미지를 희석시키고 청년과 백인 지지자를 끌어들여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