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 여성 건강기능식품의 대표주자였던 백수오가 ‘가짜 백수오 사태’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백수오의 빈자리를 차지하려는 식품업계의 경쟁이 뜨겁다.
KGC인삼공사 ‘화애락진’
12일 업계에 따르면 KGC인삼공사의 중년 여성 건강 브랜드인 화애락 매출이 올 들어 5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130% 이상 성장했다. 지난 3월 1년여의 연구 개발 끝에 갱년기 여성을 위한 홍삼 신제품인 ‘화애락진’을 내놓고 제품군을 다변화한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화애락진의 5월 매출은 전월 대비 21% 늘었다. 화애락진은 6년근 홍삼농축액과 녹용, 당귀, 작약 등 자연소재를 사용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갱년기 여성의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공식 인정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연간 1,500억원 수준으로 성장하던 갱년기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가짜 백수오 파동으로 침체됐지만 갱년기용 제품 수요는 꾸준하다”며 “이러한 요구에 맞춰 여성 전용 제품을 계속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야쿠르트 ‘여성갱년기 건강솔루션’
한국야쿠르트 역시 지난 2월 여성 건강음료인 ‘석류진’을 내놓은 데 이어 지난달 갱년기 여성을 위한 건강기능식품 ‘여성갱년기 건강솔루션’까지 선보이며 라인업을 강화했다. 피크노제놀과 은행잎 추출물, 비타민 등을 주원료로 갱년기 증상 개선과 항산화, 혈행 개선 등에 도움을 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소나무 껍질에서 추출한 원료인 피크노제놀은 전세계 80여개국에서 갱년기 증상 개선을 위한 건강기능식품 원료로 사용된다.
대상 웰라이프 ‘디어우먼’
대상 웰라이프도 올초 달맞이꽃 종자유 추출물인 감마리놀렌산을 활용한 기존 여성 건강기능식품 외에 갱년기 여성을 위한 건강기능식품 ‘디어우먼’을 출시했다. 생리 활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소포리코사이드가 함유된 회화나무열매추출물과 감마리놀렌산, 칼슘, 비타민D, 비타민A 등을 넣은 제품이다.
서울대가 운영하는 밥스누 역시 올초 업계 최초로 중년 여성을 위한 건강두유인 ‘엄마를 부탁해! 약콩두유’를 론칭했다. 국산 대두와 약콩, 당귀, 칡, 석류, 버드나무껍질추출물분말 등을 넣어 기능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중년 여성을 위한 제품이 앞다퉈 등장하고 있는 것은 이들이 건강기능식품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갱년기를 맞아 폐경으로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큰 변화를 겪으면서 중장년 여성들은 본인의 건강을 위해 주저없이 지갑을 여는 추세다. 백수오는 갱년기 증상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10년 가까이 여성 건강기능식품의 절대강자로 자리잡았지만 지난해 5월 일부 제품에 ‘가짜 백수오’ 원료가 사용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철퇴를 맞았다. 이후 백수오 제품은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됐고 3,000억원 규모의 거대 시장은 대표 제품 없이 공백인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백수오 사태 이후 식품업체마다 차별화되고 안정성이 검증된 원료로 만든 여성 건강 기능식품을 내놓고 있다”며 “‘중년 여성을 위한 건기식은 백수오’라는 공식이 깨진 만큼 식품, 제약업계의 여성 건기식 출시 경쟁은 더욱 불붙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지윤기자 lu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