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3부(정인숙 부장판사)는 국가가 고 유갑수씨의 유족에게 총 4억 7,000만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윤필용 사건은 박정희 정권이 1973년 4월 당시 윤필용 수도경비사령관이 현재의 국정원장에 해당하는 중앙정보부장 이후락에게 “박정희 대통령은 노쇠해 형님이 후계자가 돼야 한다”는 발언을 해 쿠데타를 모의했다는 이유로 군 간부들을 처벌한 사건이다. 수사과정에서 윤 사령관과 관계있는 인물들이 고문과 감금 등 강압수사를 받았다. 당시 육군사관학교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 중 윤 사령관의 추천을 받고 서울신문사 논설위원으로 파견된 유씨도 보안사 조사관들에게 영장 없이 체포됐다. 보안사 조사관들은 ‘윤 사령관이 쿠데타를 대비해 언론을 장악하려 나를 언론사에 보냈다’는 거짓 자백을 받기 위해 유씨에게 모진 고문을 가했다. 군사법정은 유씨에게 군무이탈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했지만 2심에서 유씨는 선고유예를 받고 풀려났다. 2014년 유씨의 유족들은 법원에 사건의 재심을 청구해 유씨의 무죄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국민을 보호해야 할 국가기관과 공무원이 오히려 정치적 목적으로 유씨를 불법 감금·고문하고 증거를 조작하는 등 조직적으로 인권침해를 자행했다”고 판시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