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청주에 위치한 LG화학 수처리 역삼투압(RO) 필터 생산기지에서 직원들이 RO 필터의 성능을 검증하고 있다. /사진제공=LG화학
LG화학이 중동 오만에서 100억원이 넘는 규모로 추정되는 수처리 필터 단독 공급 계약을 따냈다. LG화학은 중동·유럽·북미서 잇따라 수처리 필터 공급자로 선정되면서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중동 오만 소하르 지역에 오는 2017년 완공 목표로 짓고 있는 해수담수화공장에 수처리 역삼투압(RO) 필터를 단독으로 공급하게 됐다고 13일 밝혔다. LG화학은 공장 건설 책임을 맡은 소하르SWRO사에 내년 말까지 약 2만개 이상의 해수담수화용 수처리 RO필터를 납품할 예정이다. 이는 하루 동안 담수 25만톤을 약 80만명에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LG화학은 계약금액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RO 필터 시세에 비춰보면 940만달러(약 110억원)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LG화학 관계자는 “소하르를 포함한 페르시아만 지역은 염분의 농도와 수온이 높아 최고의 성능을 갖춘 RO 필터가 필요하다”며 “고객사의 제품 검증 결과 LG화학이 성능면에서 타 업체를 압도했다”고 했다. LG화학은 이번 계약을 계기로 아랍에미리트(UAE), 이란 같은 중동 내 다른 국가에서도 추가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LG화학은 중동 뿐 아니라 유럽과 북미 등지서도 잇따라 RO 필터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 특히 국내 청주 RO 필터 공장 가동 8개월만에 19개 국가에 제품을 공급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게 LG화학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고분자 합성 기술과 나노복합물질 반응 기술을 적용해 기존 RO 필터 대비 성능을 최대 30%까지 끌어올리고, 업계 최고 수준인 염분 제거율 99.85%를 구현한 덕분”이라고 했다.
LG화학은 약 400억원을 투자해 청주 공장에 두 번째 RO 필터 생산기지를 증설 중이다. 올해 말부터 2호 생산기지를 본격 가동해 생산규모를 현재의 3배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현재 중동·유럽을 비롯해 세계 12개국에 구축한 영업망도 17개국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전세계 수처리 RO필터 시장 규모는 매년 10% 넘게 성장해 지난해 1조5,000억원에서 2020년 2조2,000억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